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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유물 구매서 전시·체험프로 운영까지 책임 ‘박물관의 꽃’

등록 2011-07-06 20:25수정 2011-08-19 17:48

전문박물관인 한독의약박물관에서 김은경 큐레이터가 관람객들에게 유물의 역사를 소개하는 ‘큐레이터와의 대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독의약박물관 제공
전문박물관인 한독의약박물관에서 김은경 큐레이터가 관람객들에게 유물의 역사를 소개하는 ‘큐레이터와의 대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독의약박물관 제공
세상을 바꾸는 직업 ⑬전문박물관 큐레이터
국내 전문박물관 300곳 넘어
“유물에 생명 불어넣는 기분”
국내에 있는 박물관은 600여곳.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특정 주제를 지닌 전문박물관이다. 깊이 있는 전시로 종합박물관과는 색다른 재미를 준다고 해서 전문가들은 ‘박물관의 꽃’이라고도 부른다. 관광명소로 유명한 외국 도시의 박물관은 대부분 이런 형태다. 일본만 해도 전국적으로 6000여곳의 전문박물관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문박물관이 늘어가는 추세다.

그래서 주목받는 직업이 바로 전문박물관 큐레이터다. 큐레이터라고 하면 으레 미술관부터 떠올리지만, 사실 박물관 큐레이터가 훨씬 많은 편이다. 분야별로 업무가 세분화된 국공립 박물관과 달리, 전문박물관 큐레이터는 ‘멀티플레이어’야 한다. 유물구매·관리부터 전시·체험 프로그램 운영까지 박물관 운영 전반을 책임지기 때문이다. 큐레이터의 역량에 따라 박물관의 질적 수준도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최초의 전문박물관은 1964년 건립된 한독의약박물관이다. 국내 의약산업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한국관(2층)과 외국의 의약자료를 전시한 국제관·도서실(2층) 등으로 구성돼 있고, 소장품은 1만여점에 이른다. 특히 고려시대 의약기인 청자상감상약국명합 등 보물 6점과 <동의보감> 등 우리나라 의약계의 3대 인물(허준·이제마·지석영)의 저술이 눈길을 끈다.

이 박물관에서 큐레이터로 일하는 김은경(27)씨는“큐레이터는 과거 시대를 들여다보는 안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동서양 의약사를 아우르는 박물관의 특성을 살려 시대별·동서양별로 의약사의 특징을 짚어보고, 유물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는 작업이 전문박물관 큐레이터의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씨는 고미술사와 도자기 부문을 전공한 경력을 살려 약사발, 약연, 약주전자 등의 용도와 생성과정, 재질 등도 알기 쉽게 설명한다. 김씨는 “유물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면 생명력을 불어넣은 듯이 다시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의대생이나 약대생에게 의약사를 전문적으로 해설할 뿐 아니라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도 김씨의 몫이다. 한독의약박물관의 경우 소화제 만들기, 십전대보탕 만들기, 혈액형의 이해 및 진단, 의약기구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약재를 활용해 알약을 만드는 과정을 소개할 때면 아이들이 기구에서 떨어져나오는 알약을 보며 환호성을 지르며 신기해한다고 했다.

전문박물관 큐레이터가 되고 싶다면 편식하지 않고 다양한 박물관을 방문하라고 김씨는 조언했다. “수년간 주말마다 전국의 크고 작은 박물관을 돌아다녔다. 고대나 현대, 미술이나 유물 등을 두루두루 보고 느끼고 특장점을 분석해 내것으로 만들었다.” 김씨는 이러한 경험이 멀티플레이어 큐레이터로 살아갈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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