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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개인·단체 기부 이끄는 ‘모금 전문가’

등록 2011-06-08 20:40수정 2011-08-19 17:49

세상을 바꾸는 직업 ⑪ 펀드레이저
종교·시민단체 등 수요 많아
열린 귀·성실한 자세가 중요
“돈이 아니라 사람을 얻는 겁니다.”

펀드레이저(fundraiser)라는 직업에 대해 ㈜도움과나눔의 이준모 컨설팅부 팀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펀드레이저는 모금을 하는 ‘기술자’일 뿐 아니라 기부자의 자아를 실현하도록 지원하는 ‘예술가’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 팀장은 “돈만 바라면 구걸이지만 마음을 얻으면 파트너가 된다”고 했다.

펀드레이저는 모금을 통해 단체의 비전과 미션을 실현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대학교, 환경단체, 종교단체, 시민단체, 문화·예술단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 사실 펀드레이저가 담당하는 일은 수천년 전부터 존재해왔다. 고대 그리스·로마에서 대형 원형극장을 세우고 축제를 열 때 모금을 했기 때문이다. 이슬람, 불교, 기독교 등 종교적 목적을 위한 모금도 그 역사가 뿌리 깊다. 그래서 미국과 영국에서는 펀드레이저 자격증이 따로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표준직업분류에서도 펀드레이저를 따로 분류하지 않을 정도로 태동 단계다. 기부 문화가 확산되면서 펀드레이저라는 직업은 최근에야 유망 직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펀드레이저로 일하는 사람들의 경력은 다양하다. 정치인, 교직원, 사회복지사, 기업체 비서 등으로 일하던 사람들이 모금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꿈을 품고 펀드레이저로 변신한다. 수백만달러의 정치후원금을 모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나 희망돼지 저금통으로 바람을 일으킨 노무현 전 대통령도 넓은 의미에서 펀드레이저로 부를 수 있다고 이 팀장은 설명했다. 최근에는 대학교에서 직원을 모금 부서로 배치해 전문가로 키우거나, 모금 지식이 있는 직원을 선발하기도 한다. ‘국내대학 1호 펀드레이저’로 알려진 황신애씨는 한국외국어대, 서울대를 거쳐 지난 4월 건국대 발전기금본부 모금기획부장으로 발탁됐다.

펀드레이저가 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 이 팀장은 우선 기부자와 친구가 될 수 있는 ‘좋은 귀’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부자의 숨어 있는 생각을 끌어내려면 동화의 과정이 필요해 오랫동안 들을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모금을 위해서라면 어디든지 달려갈 수 있고,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는 열린 자세도 필요하다. 부유한 사람이든 가난한 사람이든 남을 위해서 부를 나눌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지녀야 하는 건 물론이다. 이 밖에 기부자의 정보와 환경을 분석하는 능력과 사업목적을 잘 전달할 소통 능력도 펀드레이저는 갖춰야 한다.

업무 특성상 다양한 자질을 필요로 하는 마케팅·영업·홍보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은퇴자들이 비영리 모금 분야에서 ‘제2의 인생’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영우 도움과나눔 대표는 “미국의 모금전문가가 방한해 세미나에 참석하고 나면 한결같이 ‘한국 펀드레이저들은 다들 너무 젊다’고 말한다”며 “앞으로는 다른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이 모금관리자로 나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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