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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토요일 4시간’ 잘 쓰면 인생이 바뀐다

등록 2011-04-13 20:19수정 2011-04-14 10:09

토요일, 시작해보자
토요일, 시작해보자
직장인 ‘토요일 알차게 보낸다’ 24.3% 불과
“계획 세워 3~5년 몰입하면 새 삶의 주인공”
서울 시내 한 구청에서 일하는 김희정씨는 금요일 저녁 모처럼 친구와 종로의 소문난 고깃집에서 만났다. 내일은 토요일이라는 생각에 평소보다 많은 양의 술을 편한 마음으로 마셨다. 웬일로 친구가 혼자서 술값을 모두 계산해 버렸다. “2차는 내가 쏜다.”

토요일 오전 10시30분께 예상대로 김씨는 쓰린 속을 붙잡고 일어났다. 텔레비전을 켜고 생수 한잔을 마셨지만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 이럴 때는 <무한도전> 프로그램이 제격이다. 깔깔대며 한참 지켜보다 보니 속이 출출해졌다.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 라면을 끓여 먹고 오후에는 프로야구 엘지(LG)와 두산의 ‘라이벌전’ 중계에 다시 빠져들었다. 경기가 끝날 무렵 <무한도전> 정규방송이 이어졌다. 김씨의 토요일은 이렇게 사라졌다.

나를 잃어버린 기분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직장인 634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24.8%만이 ‘토요일을 알차게 보낸다’고 응답했다. 토요일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이유로는 ‘금요일 폭음과 한주의 피로 탓’이라는 응답이 33.3%로 가장 많았고, ‘귀찮아서’(21.3%), ‘습관적으로’(19.4%),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15.3%) 등의 답변이 뒤따랐다.

수많은 사람들은 왜 이렇게 토요일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일까. <토요일 4시간>(리더스북 펴냄)의 저자이자 엘지(LG)생명과학 홍보팀에서 일하는 신인철씨는 “어영부영 토요일을 보내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들 알고 있다. 그러나 그걸 ‘의식’해 다른 행위로 바꾸기보다는 조금 죄책감을 느끼더라도 하던 대로 하는 게 훨씬 더 편하기에 변화하지 않는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직장인들은 나를 잃어버린 기분에 빠져든다.

그래서 신씨는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만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토요일 4시간’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이 시간에 자신이 원하던 꿈을 찾아 3~5년을 몰입한다면 또 하나의 삶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로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피터 드러커를 꼽았다. 단 한번도 역사나 미술, 음악을 전공한 적이 없지만, 그는 일본 미술기법과 신성로마제국, 19세기 이탈리아 오페라 등에 대해 전문가 수준의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나는 3년 또는 4년마다 다른 주제를 선택한다. 그 주제는 통계학, 중세 역사, 일본 미술, 경제학 등 다양하다. 3년 정도 공부하면 그 분야가 어떤 것인지 이해하는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그런 식으로 60년 이상 공부를 해오고 있다.” 그가 저서 <프로페셔널의 조건>에서 남긴 말이다.

주말의 삶으로 변환하라 신씨는 토요일 4시간을 ‘삶의 가치를 높이는 여행’이라고 표현했다. 우선 자신의 토요일을 분석해 ‘생존’, ‘휴식’, ‘친교·여흥’, ‘자기계발’ 등의 주제어로 묶어 빈둥대는 시간을 삭제해야 한다. 그리고 특성이 비슷한 일을 통합하고 재배치한다. 예컨대 ‘마트에서 장보기’와 ‘친구 만나서 차 마시기’는 얼핏 아무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커피숍이 입점해 있는 대형마트’를 찾으면 한데 통합할 수 있다. 이렇게 탄생한 4시간에 ‘멋진 이름’을 붙이면 여행의 출발점에 설 수 있다. 금요일도 중요하다. 술약속을 피하고 어쩔 수 없는 약속이라면 점심시간에 잡는다. 또 ‘이 정도 이상이 되면 멈추겠다’는 나만의 기준(계영배)을 마음속에 정한다. 특히 주중의 삶과 주말의 삶을 나누는 변환시간(컨버터)을 두는 게 좋다고 신씨는 밝혔다. 첫번째 컨버터는 금요일 오후 5시로 지난 한주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월요일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펼쳐볼 수 있는 수첩이나 달력에 한주의 일을 적어 놓는 것이다. 토요일 오전 9시가 되면 주말의 삶으로 변환했다가 일요일 밤 10시에 주중의 삶으로 되돌아온다.

<무한도전> 주인공으로 이제 토요일 4시간에 무엇을 할까? 신씨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지려면 이제까지 ‘일상의 무게’ 때문에 미뤄오거나 포기했던 꿈을 위해 할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영어회화나 헬스 등 평소에 조금씩 투자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을 제외하고, 현실에서 벌어지지 않는 뜬금없는 꿈을 실행하라는 얘기다. 그리고 그 꿈은 연속성을 갖는 게 중요하다. 예컨대 ‘덕수궁 가기’보다는 ‘조선조 궁궐문화 마스터하기’가 좋고, ‘음악 감상하기’로 꿈을 잡기보다는 ‘고전파 3인방 연구’처럼 좀더 길고 깊은 안목에서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꿈이 좋다는 얘기다. 자신은 물론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더 넓게는 자신이 속한 사회에까지 가치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 착한 꿈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신씨는 “학창 시절 이후 새롭게 느끼는 배움의 즐거움과 몰입의 희열을 토요일 4시간에 맛보면 부러워만하던 <무한도전>의 주인공으로 새로운 삶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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