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직장·취업

동물과 교감하려면 관찰력 필수

등록 2011-04-13 20:17수정 2011-08-19 17:52

동물과 교감하려면 관찰력 필수
동물과 교감하려면 관찰력 필수
“개 훈련엔 칭찬이 최고”…사람과의 공존 가르쳐
[세상을 바꾸는 직업] ⑦ 반려동물 교육자

‘반려견’ 교육자인 전찬한(41)씨는 단추를 누르면 딸깍 소리가 나는 ‘클리커’를 꺼냈다. 전씨가 원하는 행동을 개가 할 때마다 클리커를 누르고 간식을 줬다. “개를 훈련시킬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칭찬이다. 주인이 말로 칭찬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이 칭찬받았는지 개가 잘 파악하지 못한다. 클리커로 특정 행동을 순간 포착해 표시하고 보상하면 그 행동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400만명을 넘어섰다. 시장규모만 1조원을 웃돌지만 동물 교육은 아직 초보수준이다. 목줄인 ‘리드줄’로 위협해 잘못된 행동을 단기적으로 고치는 게 보편적인데 전씨는 장기적으로 체벌은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배설 등의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보호자는 동물을 버린다. 이런 유기동물이 한해에 20만마리에 달한다. 그중 70%는 보호소에서 안락사를 당한다.

반면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강아지 때부터 클리커를 활용해 칭찬과 놀이로 교육을 진행한다. 동물이 사람과 공존하며 평화롭게 생활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전씨는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을 영국에서 배우고 돌아와 1998년부터 국내에 보급하고 있다. 1989년 삼성에버랜드에 입사한 전씨는 코끼리, 기린 등을 사육하며 동물과 첫 인연을 맺었다. 군생활을 ‘경계견’과 함께 보내고 직장생활 틈틈이 신구대학 자원동물관리과에서 공부하며 반려견 교육전문가로 성장해갔다. 영국과 일본, 미국에서 반려견 훈련사 자격증을 획득한 전씨는 지난해 삼성에버랜드에서 반려동물 전문기업인 디비에스(DBS) 이리온의 교육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는 서정대학 애완동물학과 겸임교수로도 일한다.


브라질 견공들의 맵시 자랑=7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견공(犬公) 카니발 퍼레이드에 참여한 한 애완견.
브라질 견공들의 맵시 자랑=7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견공(犬公) 카니발 퍼레이드에 참여한 한 애완견.
전씨는 ‘조기교육’을 강조한다. 강아지는 태어난 지 5개월이면 사람 나이로 열살 정도라 보호자가 입양한 뒤 한두달 만에 좋은 생활습관을 훈련시켜야 한다. 아무 데나 배설하고 물건을 마구 물어뜯는 어린 강아지의 나쁜 버릇을 그저 귀엽다고 넘겨버려면, 나중에는 고치기 힘든 상태가 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전씨는 아이를 교육하듯 규칙을 정해 놀게 하고, 특히 입양한 뒤 한달간 다양한 개와 사람에게 노출하라고 조언했다. “어린 강아지는 경계심보다 호기심이 많다. 이때 다양한 경험을 쌓은 개는 나중에 낯선 상황이 닥쳐도 차분히 대응한다.”

아무 데나 배설할 때도 무작정 혼내지 말고 충분한 장소를 마련한 뒤 생리주기에 맞춰 개의 배변을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 “혼나면 개는 배설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인이 외출할 때까지 기다리거나, 주인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배설한다. 문제가 장소라는 걸 알려주고 올바른 장소에서 배설할 때 칭찬해주면 개선될 수 있다.”

또 전씨는 동물을 입양할 보호자도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동물과 어떻게 소통하고, 나쁜 버릇을 어떻게 교육할지 충분히 생각한 뒤 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관찰력은 필수다. 전씨는 “말을 못하는 동물과 교감하려면 시그널을 잘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세밀한 관찰력이 없으면 동물에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도 알아차리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은주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