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지난 11일 서울 남대문 대한상의에서 열린 ‘2011년 글로벌 커리어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국외 인턴기회 아시아쪽도 눈 돌려볼만
인터뷰할땐 대화 즐기며 긍정적 자세로
인터뷰할땐 대화 즐기며 긍정적 자세로
전문가들이 꼽는 ‘글로벌 인재’ 되려면…
“비단잉어인 ‘코이’는 환경에 적응하며 자란다. 막 태어난 치어를 자그마한 어항에 넣으면 5~8㎝밖에 크지 않지만, 연못에서 기르면 15~25㎝까지 자라고, 강물에 방류하면 80~120㎝까지 성장한다.”
11개 주한 외국상공회의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지난 11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의에서 연 ‘2011년 글로벌 커리어 포럼’에서 이승한 홈플러스그룹 회장은 코이를 예로 들며 “안락한 지대를 벗어나 경험하지 않은 곳으로 도전하라”고 강조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도 “한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이 7500개, 외국인 직접 투자규모가 129억달러에 이른다”며 “글로벌화는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날 패널토론자로 나선 다국적 기업의 외국인 임원과 커리어 컨설턴트들은 글로벌 인재로 성장해야 할 필요성과 그 방법을 설명했다.
■ “나를 파악하라” 리 홀리 두산그룹 인사총괄 사장은 글로벌화는 곧 인류의 역사라고 정의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최초의 인류가 탄생해 전세계 인종·문화·민족으로 퍼져나갔기에 세계를 넓은 시야로 바라보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은 인류의 숙명”이라 말했다. 파스 샤르마 아이엔지(ING)생명 상무는 글로벌 인재를 채용하려고 다국적 기업이 채용방식을 통합하고 최고경영자와의 직접 소통을 강화하는 최근 추세를 소개했다. 특히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며 그 이유를 ‘한국의 인재를 확보 위해서’라고 밝혔다는 뒷얘기를 전하며, 아시아 사람들도 세계 속으로 뛰어들어야 할 때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국인 기업인들은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선 우선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홀리 두산 사장은 “마케팅 담당자로서 ‘나’라는 상품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객관적으로 자신을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때 부모나 친구의 조언보다 마음속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롭 에드워드 에스시(SC)제일은행 상무는 “국외 근무에 적합한 적성을 과연 갖췄는가, 그만한 업무 경험을 쌓았는가, 다른 사람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할 자세가 돼 있나 등 냉철하게 나를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글로벌 인재의 요건 토론자들은 글로벌 인재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다른 문화와 소통할 수 있는 태도를 가장 먼저 꼽았다. 헤드헌팅 전문업체인 콘페리 인터내셔널의 조너선 홈스 대표이사는 “단일민족이라는 특성 때문에 한국인은 다문화적 사고와 국제적 경험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에드워즈 에스시제일은행 상무도 “한국인은 유교적 위계질서 등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지만 이는 다른 나라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규범으로, 낯선 나라로 떠나면 고국의 문화를 벗고 이질적 문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홀리 사장은 “다른 문화를 경험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제는 다른 문화권을 이해하고 적응해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성도 빼놓을 수 없는 요건으로 꼽혔다. 남영숙 이화여대 교수(국제대학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우리 주변국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에드워즈 에스시제일은행 상무는 신뢰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그는 “고객에게 10분 뒤에 전화를 하겠다고 약속하고 지키지 않았다면 그건 조직의 신뢰를 훼손한 행위”라며, “실수는 괜찮지만 신뢰를 저버리면 일터를 떠나야 한다”고 단언했다.
■ “인터뷰를 즐겨라” 국제 경험을 쌓는 데 도움을 주는 정보들도 많이 소개됐다. 특히 국외 자원봉사나 인턴 생활을 전문가들이 적극 추천했다. 이와 관련해 남영숙 교수는 “인턴 기회도 경쟁이 심한 미국이나 유럽만 고집하지 말고 아시아에 눈을 돌려보라”고 조언했다. 다국적 기업이나 국제기구의 아시아 지사에서는 한국인을 더 많이 찾기 때문이다.
채용 준비를 위해 귀담아둬야 할 조언들도 많았다. 컨설턴트들은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사소한 실수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철저한 준비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우선 이력서는 압축하되, 읽기 쉬운 문장으로 서술하고 제3자의 감수를 받아 오탈자를 없애야 한다. 읽기 힘든 필기체로 인쇄하는 건 금물이고, 연락처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인터뷰할 때는 면접자와 시선을 맞추고 여유롭게 대화를 즐기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도 여러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했다. 특히 마지막에 내놓을 비장의 질문을 최소한 세가지 정도는 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홈스 콘페리 인터내셔널 대표는 인사담당자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인터뷰가 유익했다는 뜻을 전하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쉽게 읽히는 이력서의 특징
국제무대 경험을 쌓는데 도움이 될만한 곳
채용정보
채용 준비를 위해 귀담아둬야 할 조언들도 많았다. 컨설턴트들은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사소한 실수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철저한 준비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우선 이력서는 압축하되, 읽기 쉬운 문장으로 서술하고 제3자의 감수를 받아 오탈자를 없애야 한다. 읽기 힘든 필기체로 인쇄하는 건 금물이고, 연락처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인터뷰할 때는 면접자와 시선을 맞추고 여유롭게 대화를 즐기며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도 여러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했다. 특히 마지막에 내놓을 비장의 질문을 최소한 세가지 정도는 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홈스 콘페리 인터내셔널 대표는 인사담당자에게 전자우편을 보내 인터뷰가 유익했다는 뜻을 전하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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