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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예술 씨앗’ 뿌리러 온 전문가 선생님

등록 2011-02-23 20:01수정 2011-08-19 17:54

경기도 김포시 통진중학교 풋내기 무용수들이 탈춤 연습이 끝난 뒤 우선영(오른쪽) 강사, 김성기(왼쪽) 교사와 어울려 장난스런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통진중 남무단’은 무용 전공자를 제치고 김포시 학생예능경연대회 우승, 경기도 청소년종합예술제 3위를 차지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경기도 김포시 통진중학교 풋내기 무용수들이 탈춤 연습이 끝난 뒤 우선영(오른쪽) 강사, 김성기(왼쪽) 교사와 어울려 장난스런 표정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통진중 남무단’은 무용 전공자를 제치고 김포시 학생예능경연대회 우승, 경기도 청소년종합예술제 3위를 차지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공
세상을 바꾸는 직업 ④ 예술강사
살구빛깔 저고리와 바지를 입은 김포 통진중학교 남학생 11명이 주황, 초록, 노랑으로 곱게 물들인 한삼을 끼고 ‘얼쑤’라는 추임새와 함께 손과 발을 신명나게 흔든다. ‘통진중 남무단’이 교육과정에서 배운 탈춤 기본동작을 응용해 만든 3분21초짜리 한국무용을 연습하는 중이었다. 이 작품으로 풋내기 무용수들은 무용 전공자들을 제치고 지난해 김포시 학생예능경연대회 우승과 경기도 청소년종합예술제 3위를 거머쥐었다.

학생들은 2009년 중학교에 입학해 우선영(45) 예술강사를 만나 처음으로 무용을 배웠다. 한송학(15)군은 “이론으로 배울 때는 지루했던 무용이 몸으로 해보니까 흥이 났다. 내가 움직이는 모습이 큰 거울에 고스란히 비치는데 웃기면서도 신기했다”고 말했다. 무용에 빠져든 학생들은 방과후 학습시간에 틈틈이 연습해 무용대회까지 나갔다.

‘예술강사’는 학교 예술교육을 활성화해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2005년부터 운영하는 사업이다. 국악·무용·연극·영화·만화 애니메이션·공예·사진·디자인 등 8개 분야에서 전문실력을 인정받은 강사 4164명이 초·중·고교 5772곳에서 활동한다. 강사비는 시간당 4만원이고 문화부와 교육부, 지자체, 교육청이 나눠 부담한다.

예술강사에는 인재가 몰려든다. 우 강사는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세종대에서 무용학과 석사까지 마친 뒤 고등학교 체육교사로 일하다 자녀들을 키우려고 7년간 집 안에 머물렀다. 2005년 예술강사 1기로 학교로 되돌아온 그는, 지난해 통진중 남무단을 이끌어 문화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36년간 국어 교사로 교단에 섰던 신원하(68) 선생은 연극분야 예술강사로 2006년 돌아왔다. 지난해 <늙은 부부의 이야기>로 나란히 무대에 올랐던 연극인 유치벽, 정현주씨 부부도 예술강사로 일하고 있다.

우 강사는 예술강사의 구실을 “예술로 향한 첫걸음을 지켜보는 일”이라고 말했다. “바짝 긴장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 아이들이 관객의 호응에 기쁨이 차올라 춤추는 순간을 즐기게 된다. 그러면 예술과 만나는 문을 내가 열어주었구나 싶어져 나도 가슴이 뛴다.” 우 강사는 그래서, 무용단원을 특별히 선발하지 않는다. 누구라도 지원하면 받아준다. 무대에 설 때도 실력이 아니라 키 순서로 배치했다. “아이들은 기대한 만큼, 즐기는 만큼 실력이 향상된다. 어른 잣대를 들이대 상처를 줄 필요가 없다”

통진중에서 예술강사 사업을 담당하는 김성기(39) 국어교사는 예술강사를 씨앗을 뿌리는 직업이라고 정의했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들도 예술 수업에는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자신감과 성취감을 맛본 아이들은 예술의 매력을 간직하고 성장해 나갈 것이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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