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한양 잡 디스커버리 페스티벌(Job Discovery Festival)’ 취업박람회가 열린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올림픽체육관에서 지난 1일 오후 학생들이 이력서 작성대에서 입사지원서를 쓰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주요기업 채용규모 늘려
외국계도 작년보다 26%↑
구조조정 건설업 먹구름
외국계도 작년보다 26%↑
구조조정 건설업 먹구름
하반기 취업시장 전망
올해 하반기 채용 시장은 전체적으로 ‘비 온 뒤 맑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이후 한동안 주요 기업에서 신규 채용을 줄이면서 위축했던 취업 시장이 그나마 숨통을 트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달 들어 삼성·엘지(LG)·포스코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이 대졸 신입사원의 하반기 채용 접수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채용이 시작했다. 특히 삼성그룹이 올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애초보다 500명 늘린 4500명을 뽑겠다고 발표하면서 취업 준비생의 기대를 돋우고 있다.
특히 주요 제조·서비스업과 관련한 업종의 채용규모 확대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약진했던 건설업은 올해에는 상대적으로 인원을 적게 뽑을 것으로 보이며, ‘공기업 선진화’ 등의 정책으로 정부의 구조조정 압박이 큰 공기업 입사 규모도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취업 포털사이트인 잡코리아(jobkorea.co.kr)가 국내 매출액 상위 500개 기업 가운데 조사에 응한 336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2010년 하반기 정규직 대졸신입 채용현황’을 보면, 61.3%(206개사)가 올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확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30.1%(101개 사)는 채용계획이 없었으며, 채용 여부를 확정하지 못한 업체는 8.6%(29개)였다. 하반기 채용을 확정한 기업 전체의 대졸 신입직 채용 인원은 모두 1만457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2841명)보다 13.5%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취업 규모가 가장 늘어난 분야는 제조·서비스업이다. 잡코리아 조사에 응한 업체 가운데 채용을 가장 활발히 하는 분야는 섬유의류업(46.3%), 제조업(37.9%) 순서였으며, 그다음으로 자동차·운수업(32.6%), 전기전자·정보기술(IT)(25.4%), 석유화학업(13.6%) 등이 뒤를 이었다. 채용 규모면에서는 전기·전자·정보기술 분야가 모두 3915명을 뽑아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으로 금융권, 조선·중공업, 제조업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계 기업의 문은 지난해보다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잡코리아가 국내 거주 외국계 기업 67곳을 대상으로 한 채용 현황 조사를 보면, 지난해보다 고용 인원이 26% 정도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조사에 응한 업체 절반 이상인 35곳이 대졸 신입사원을 뽑을 예정이며, 채용 계획이 없다는 업체도 29곳이나 됐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경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돼 금융권 채용이 회복하고, 경기 회복에 영향을 받은 유통업·식음료업과 스마트폰 수요에 따른 전기·전자업종 등의 채용 증가가 눈에 띈다”며 “그러나 최근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건설 부문의 취업문은 여전히 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간 기업의 채용규모는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 견줘 나아지고 있지만, 공기업 채용규모는 그다지 신통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취업·인사 포털업체인 인크루트(incruit.com)가 공기업 31곳의 올해 하반기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절반에 못 미치는 48.4%(15개사)가 하반기에 대졸신입을 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체 상장업체의 채용 계획을 밑도는 수치이며, 채용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채용실시 여부를 확정한 20개사(경력직 포함)의 채용규모는 모두 814명으로, 같은 기업이 지난해 하반기에 채용한 825명보다 1.3%가 줄어들 전망이다.
이러한 공기업의 위축된 채용 규모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 들어 주요 정책으로 추진해 오고 있는 ‘공공기관 선진화’의 핵심인 ‘몸집 줄이기’에 따라 공기업들이 앞다투어 전체 정원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대졸 신입을 뽑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경기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고용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민간 기업과 달리, 구조조정과 경영효율화에 맞춰 정원을 감축해야 하는 곳도 있는 만큼 공기업은 여전히 신규인력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업종별 주요 기업의 채용규모 변동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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