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피자 등 100여곳 참여
심부름 대행·제사식장 등
1인가구 겨냥 사업에 눈길
업체 정보공개 활용 관심도
‘장밋빛 전망’엔 반신반의
심부름 대행·제사식장 등
1인가구 겨냥 사업에 눈길
업체 정보공개 활용 관심도
‘장밋빛 전망’엔 반신반의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 가보니
“창업자금은 5000만원 정도면 됩니다. 1년 동안 마케팅 비용도 본사에서 보조해드리고요.” 지난 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프랜차이즈서울 창업박람회’ 에 참여한 한 가맹업체의 홍보부스에서 직원의 설명을 듣는 중년 남성의 눈빛은 반짝였다. 코엑스와 ㈜월드전람이 지난 26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펼친 ‘프랜차이즈서울 창업박람회’는 해마다 상·하반기 두 번씩, 15년째 이어지고 있는 행사다. 창업 희망자들은 이곳에서 업체 담당자와 상담을 하고 계약까지 체결할 수 있다. 창업박람회로는 올해 하반기에는 처음 열린 이번 행사엔 100여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체들이 참가해, 치킨집이나 피자점 같은 전통적인 자영업뿐만 아니라 테이크아웃 전문 음식점, 체형 관리 전문점 등 다양한 창업 아이템들을 소개했다.
■ 이색 창업 아이템 눈길 취업난에다 내수경기의 본격 회복에 대한 기대감 탓인지 올 하반기 창업박람회에서는 가맹사업자나 창업 희망자 모두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염중희 코엑스 소비재전시팀 주임은 “일반적으로 창업수요는 연초에 몰리게 마련인데 올해는 양상이 전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 인터넷으로 들어온 사전 관람예약이 1만2000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행사(7000명)보다 훨씬 많았다. 참가 업체 수도 상반기와 같은 100여곳에 이르러, 오는 11월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 일정 때문에 줄어든 행사장 규모를 감안하면 의외라고 주최 쪽 관계자는 말했다.
참가 업체 가운데 규모로는 역시 외식업체의 비중이 높았다. 치킨·피자 전문점, 일본식 선술집 가맹사업체 등은 특별한 기술 없이 적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임을 내세워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번 행사에서 뚜렷이 달라진 특징은, 그동안 창업박람회 참가를 꺼렸던 홈치킨, 파파존스 등 비교적 규모가 큰 가맹사업체들이 참여했다는 점이다.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싸이더스에이치큐’(HQ)가 투자하고 있는 홈치킨은 이번 창업박람회를 통해 현재 13곳인 가맹점을 3~5개 더 늘리려고 하고 있다. 또 피자업계 4위인 파파존스도 부스를 마련해, 가맹점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이색 창업아이템도 눈에 띄었다. 심부름 대행업체, 제사식장 등 대부분 ‘1인 가구’를 겨냥한 아이디어 사업들이었다. 음식 사오기, 짐 들어주기, 청소해주기 등 생활 심부름을 대행해주는 가맹점을 모집하는 ‘애니맨’(Anyman)의 경우, 무점포 창업이 가능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밖에 제사를 모시는 장소를 빌려주고 음식도 만들어 주는 제사식장 사업과 방문형 악기교육사업, 캠핑카 대여 사업자를 모집하는 업체의 부스에도 예비 창업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 예비 창업자에 정보제공도 활발 지방에서 분식집을 하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고 싶어 찾아왔다는 김아무개(45)씨는 “많이 알려진 대형업체 프랜차이즈점은 초기 자본이 너무 많이 들고, 아이디어가 좋은 무점포 사업은 수익이 안정적으로 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특히 업체마다 너무 장밋빛으로 사업 전망을 말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예비 창업자들을 위해 주최 쪽이 직접 업체 소개뿐만 아니라 창업 정보를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우선 박람회 사무국은 ‘대한가맹거래사협회’와 함께 ‘정보공개서 활용법’을 적극 소개했다. 현재 ‘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맹점 업체의 연혁이나 처벌 여부 등이 담긴 정보공개서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누리집 등을 통해 제공되고 있지만, 예비 창업자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박람회 현장에선 정보공개서를 어떻게 읽는지 등을 설명해주는가 하면, 특정 업체의 정보공개서를 즉석에서 검토해주는 서비스도 해준다.
주최 쪽은 또 ‘서울 글로벌비즈니스 지원센터’와 연계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국내 가맹사업을 소개하고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행사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국내에서 창업을 희망하는 중국인 100여명을 대상으로 동시통역을 통해 국내 가맹점 가입절차에 대해 설명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박람회 주최 쪽은 내년에는 중국 뿐 아니라 일본 등 다양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올해 하반기 주요 창업박람회 일정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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