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경쟁력 진단이 우선
일반 퇴직자들에 비해 임원급들의 재취업은 한결 녹록지 않다. 고위직에 있던 사람일수록 눈높이를 낮추기가 쉽지 않으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몹시 꺼린다. 그러다 보면 공백 기간이 길어지고 재취업이 힘들어지는 사례가 흔하다.
임원급은 인맥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새로운 회사를 소개받거나 전문 헤드헌팅 회사를 거쳐 재취업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자존심 때문에 퇴직 사실조차 주변에 알리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는 ‘자충수’나 다름없다. 퇴직을 앞두고 있으며 재취업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 되도록 많은 기회를 얻는 게 필요하다. 임원급도 퇴직이 결정되면 헤드헌팅 회사 몇 군데에 이력서를 내는 등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현재 한국에서 실제 활동중인 헤드헌팅 업체는 400개 남짓이다. 그 가운데 여러 분야에 걸쳐 체계적 조직을 갖춘 업체는 10곳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리어케어, 엔터웨이, 유앤파트너즈, 벤처피플, 에이치알코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업체에서 일하는 헤드헌터들의 눈에 든다면 좀더 높은 재취업 성공률을 기대해볼 수 있다. 헤드헌팅 회사의 커리어 컨설팅 서비스를 받으면서 준비 작업을 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컨설팅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진단받고, 시장 동향이나 기업 정보 등을 접할 수 있다.
임원급일수록 실무에는 약해 이력서 작성 등이 서툴다고 한다. 자신의 차별성을 드러낼 수 있는 경력기술서가 필요하다. 수치를 통해 성과를 입증할 수 있다면 최상이다. 무엇보다 예전의 대우에 연연해하지 않고 일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올 상반기 헤드헌팅 업체 커리어케어에 접수된 구인 의뢰를 보면, 경기 회복으로 비즈니스 전략이나 신사업, 마케팅 기획 쪽의 임원급 수요가 많았다. 고용·교육 수요가 늘어나 에이치아르 분야도 인기였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반도체가 22.4%, 금융 13.8%, 석유·화학·에너지·환경 9.6%, 의료·제약·바이오 6.4% 차례로 나타났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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