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은 경기회복을 체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진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국내 토종브랜드 커피전문점과 건강식을 내세운 면 요리 전문점 등은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경기양극화에 하반기도 흐림
무점포 1인 창업 젊은층 인기
토종커피전문점 급격히 팽창
메뉴·업종 묶는 점포 세 확장
무점포 1인 창업 젊은층 인기
토종커피전문점 급격히 팽창
메뉴·업종 묶는 점포 세 확장
상반기 분석과 하반기 기상도
올 상반기 창업 시장은 ‘부진’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하반기 기상도 또한 맑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 회복 기대감은 높았으나, 체감 경기가 살아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세는 지표에 머물렀을 뿐,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창업 열기가 떨어진 데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나 천안함 사태와 같은 외부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창업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과 주택 경기 침체는 ‘창업자금’ 조달에 악영향을 끼쳤다. 예비 창업자의 대다수가 서민들이어서 여윳돈이 없는 실정이다. 창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선 주택을 팔거나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집값이 떨어지고 담보 대출도 녹록지 않아 ‘실탄’ 확보가 어렵게 된 것이다.
천안함 사태를 둘러싼 남북의 긴장 고조는 예비 창업자들을 더욱 주저하게 만들었다. 많은 예비 창업자들이 사태 추이를 관망하는 쪽으로 돌아서는 바람에 창업 시장의 최고 성수기인 4월도 조용하게 지나갔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들은 창업 문의를 해오더라도 실제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고 전했다.
상반기 창업 시장의 또다른 특징은 양극화다. 시설비나 점포 임차비용 등을 모두 포함해 5000만원 정도로 시작할 수 있는 생계형 소자본 창업과 3억~4억원이 넘는 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익형 대자본 창업으로 뚜렷하게 나뉜다. 강병오 에프씨(FC)창업코리아 대표는 “구직난 장기화로 창업에 나서는 20대가 크게 늘어나는 한편, 베이비붐 세대의 정년퇴직 등으로 50대 이상 시니어의 수익형 창업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계형 창업자들에겐 점포 크기가 16.5~23.1㎡로 소규모인 전문 음식점이 인기를 끌었다. 품목은 떡볶이, 국수, 치킨, 맥주 등이 많았다. 특히 ‘창업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가족 창업’과 ‘무점포 창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가족 창업은 인건비 등 고정비가 적게 들고, 유사시 사업 정리도 쉬워 불경기에 강점을 갖고 있다. 이들은 큰 점포를 열기보다는 배달 전문 쪽을 선호한다. 상반기에 ‘창업의 스테디셀러’인 ‘배달형 치킨점’이 특히 선전한 이유다.
또 무점포 1인 창업은 1000만~2000만원 정도면 가능해 종잣돈이 빈약한 젊은층 등의 관심을 끌었다. 해당 업종은 실내 환경관리, 청소대행 등이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하반기도 창업 시장이 안갯속”이라며 “리스크가 적은 알짜배기 업종들이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안정적 노후를 대비하려는 시니어들의 창업 문의도 활발하다. 이들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 전문 음식점, 도소매업, 어린이 교육사업 등 중산층 대상 업종을 주로 찾는다.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퇴직금을 날릴 우려도 큰 만큼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프랜차이즈의 위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거리 간판은 하루가 다르게 가맹점 로고들로 바뀌고 있다. 커피전문점은 올 상반기에도 급격한 팽창세를 보인 업종의 하나로 꼽힌다. 토종 브랜드의 스타벅스 추격 열기가 뜨거웠다. 연예인 광고 공세를 펴 상반기에만 100개 점포를 새로 연 카페베네를 비롯해 엔제리너스·할리스커피가 매장 200개를 훌쩍 넘겼다. 아이스크림이나 떡과 커피를 접목한 토종 브랜드들도 약진했다. 건강식을 내세운 국수, 파스타 등 면 요리 전문점도 상반기 뜬 업종에 속한다. 잔치국수·비빔국수 등을 파는 전통 국수 가게들이 전문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10여개의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일본술인 사케와 일본식 라면(라멘), 주먹밥(오니기리)을 파는 일본풍 점포도 인기를 얻었다. 숯불이나 오븐에서 구워 ‘기름을 뺀’ 닭은 웰빙 바람을 타고 전통적인 튀김닭에 도전장을 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흐름으로는 ‘융합(컨버전스) 점포’의 세 확장을 들 수 있다. ‘낮에는 부대찌개, 밤에는 두루치기’ 하는 식으로 수익 다각화를 위해 메뉴나 업종을 묶는 것이 일반적이다. 화장품 가게가 피부관리실을 들여놓는 등 제품과 서비스의 동시 판매로 매출을 올리는 원스톱 매장도 늘고 있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커피전문점 주요 브랜드 매장수
프랜차이즈의 위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거리 간판은 하루가 다르게 가맹점 로고들로 바뀌고 있다. 커피전문점은 올 상반기에도 급격한 팽창세를 보인 업종의 하나로 꼽힌다. 토종 브랜드의 스타벅스 추격 열기가 뜨거웠다. 연예인 광고 공세를 펴 상반기에만 100개 점포를 새로 연 카페베네를 비롯해 엔제리너스·할리스커피가 매장 200개를 훌쩍 넘겼다. 아이스크림이나 떡과 커피를 접목한 토종 브랜드들도 약진했다. 건강식을 내세운 국수, 파스타 등 면 요리 전문점도 상반기 뜬 업종에 속한다. 잔치국수·비빔국수 등을 파는 전통 국수 가게들이 전문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10여개의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일본술인 사케와 일본식 라면(라멘), 주먹밥(오니기리)을 파는 일본풍 점포도 인기를 얻었다. 숯불이나 오븐에서 구워 ‘기름을 뺀’ 닭은 웰빙 바람을 타고 전통적인 튀김닭에 도전장을 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흐름으로는 ‘융합(컨버전스) 점포’의 세 확장을 들 수 있다. ‘낮에는 부대찌개, 밤에는 두루치기’ 하는 식으로 수익 다각화를 위해 메뉴나 업종을 묶는 것이 일반적이다. 화장품 가게가 피부관리실을 들여놓는 등 제품과 서비스의 동시 판매로 매출을 올리는 원스톱 매장도 늘고 있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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