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위험 부담 줄일 수 있어
‘자영업 공화국’인 우리나라는 요즘 ‘프랜차이즈 전성시대’를 방불케 한다. 가게 장사가 좀 된다 싶으면 너나없이 프랜차이즈 사업에 눈독을 들인다. 가맹점 수수료 등 쏠쏠한 부가 수입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여러 개의 브랜드를 거느리고 프랜차이즈 사업만 전문으로 하는 대형 업체들도 수두룩하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초보 창업자들을 붙들기 위한 다양한 기법들이 눈길을 끈다. 먼저 가맹본사와 창업자의 공동 투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창업자금 조달과 위험 부담을 양쪽이 나누는 방식이다. 창업자들로선 일반 가맹점에선 누리기 힘든 지원을 가맹본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가맹본사가 투자 수익을 올리려면 직원 채용과 관리, 영업 전략 수립 등을 직접 챙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공동 창업은 세입자 물색에 어려움을 겪는 건물주와 가맹본사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건물주가 점포를 제공해 투자비를 분담하는 방식이다. 가맹본사에서 점포 운영을 맡고, 투자비율에 따라 수익을 나눈다. 올 상반기 가장 왕성한 확장세를 보인 커피전문점 체인 카페베네가 매장 수를 크게 늘린 비결 가운데 하나가 이 방식이다. 건물주들은 커피, 아이스크림, 카레 등 건물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깔끔한 이미지의 업종을 선호하는 편이다.
창업자가 투자비를 대고 점포 운영은 가맹본사가 도맡아 하는 위탁경영은 ‘투잡’을 원하는 직장인이나 화이트칼라 퇴직자들에게 상대적으로 활용도가 높다. 대체로 가맹본사에서 파견된 전문 매니저가 매출·수익·재고·직원 관리 등 점포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월 1회 가맹점주에 결산보고를 한다. 테마 카페 ‘카페 루미’는 위탁 방식을 전면에 내걸고 매장을 늘리고 있다.
가맹점 성공을 위해선 무엇보다 가맹본사 옥석 가리기가 긴요하다. 수익 모델과 입지선정·자재조달·직원교육 등의 지원시스템, 광고를 비롯한 마케팅 프로그램 등을 잘 따져봐야 한다. 공동 투자 또는 위탁 방식의 창업에선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다. 본사의 재무상태와 운영실적, 노하우를 철저하게 점검하고, 수익 분배 등 계약 조건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중언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