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 면접시험 유형
자신만의 이미지 각인 시켜야
스토리텔링식 대답이 효과적
영어면접 비중 확대 경향 뚜렷
대화소재도 자기소개서 직무로
스토리텔링식 대답이 효과적
영어면접 비중 확대 경향 뚜렷
대화소재도 자기소개서 직무로
이달 본격 시즌 개막을 알린 기업 공채사원 면접의 ‘진화’가 두드러진다. 프레젠테이션·영어·토론 면접이 더는 낯설지 않다. 각종 정보와 사전 연습으로 무장한 취업 희망자들의 ‘면접 대비’가 촘촘해지는 데 비례해, ‘알짜 고르기’를 겨냥한 기업 면접의 까다로움도 더해간다.
■ 면접 유형의 변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대기업 111곳을 포함한 상장기업 55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영어 면접의 비중 확대가 뚜렷하다. 전체의 25.8%인 142곳이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중견·중소기업이 103곳이나 된다. 또다른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중소기업 대상 조사에서,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채용하겠다는 기업이 지난해의 2배인 20% 남짓으로 늘어난 것도 이런 경향을 뒷받침한다.
영어 면접에서 오가는 대화의 소재도 다채로워지고 있다. 비교적 익숙한 자기 소개나 포부 등에서 직무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추세다. 엘지(LG)전자에선 토론 면접을 영어로 진행하거나, 직무 면접 때 영어 구사력을 일부 평가한다. 에스케이(SK)그룹은 상황극(롤플레이)이나 프레젠테이션과 영어를 접목시킨다. 사업 제안이나 계약, 영업 등의 상황에 놓인 사장이나 임원임을 가정해, ‘비즈니스 영어’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구직자들의 ‘영어 스펙’이 화려해질수록 영어 면접의 난이도가 높아지는 것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프레젠테이션 면접은 금융권에서 가장 선호하는 방식이다. 금융업체 10곳 가운데 7곳꼴로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권 희망자에겐 사실상 필수 대비 항목으로 꼽힌다. 프레젠테이션 노하우에 관한 정보는 쉽게 구할 수 있는데, 듣는 이의 머릿속에 콱 박힐 수 있도록 메시지를 간단 명료하게 전달하는 훈련이 핵심이다. 금융은 토론(45.5%), 블라인드(36.4%), 합숙(13.6%) 면접의 비율도 가장 높은 업종이다. 고객 서비스 마인드가 강조되는 식음료 업계에선 스트레스 관리 능력에 중점을 둔 압박 면접과 다차원 면접을 하는 업체가 상대적으로 많다. 유통무역 쪽은 역량을 심층적으로 평가하는 면접을 선호하는 업체가 절반에 이른다.
■ 대비책 면접의 형태는 다채롭지만,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은 한마디로 요약 가능하다. 문제해결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대다수가 모범 답안을 준비하고 사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면접 연습까지 하는 시대가 된 만큼, 면접 테크닉보다는 면접의 기본에 충실한 것이 자신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취업 전문가들의 도움말을 종합해보자. 먼저, 미소 띤 얼굴로 하는 자연스런 눈맞춤(아이 콘택트)이 중요하다. 모든 만남과 대화의 ‘기본 가운데 기본’이지만 노련한 직장인들에게도 결코 녹록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몸에서 우러나오도록 체질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은 대답이 아니라 대화로 흐름을 이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 단답식 대답으로는 문제해결이나 상황주도 능력을 보여주기 어렵다.
대답은 이야기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게 효과적이다.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야기는 말에 구체성을 부여한다. 쓰고 싶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불러올 수 있는 ‘나만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당혹스런 물음을 염두에 두는 것도 필수 대비 항목이다. 재치 있고 독창적인 답변을 내놓는 게 포인트다. 이런 물음들은 ‘지구에 있는 바퀴벌레의 개체수는?(문제해결형), ‘해외발령에 배우자가 반대한다면?’(양자택일형), ‘우산 100개를 면접관에게 파는 방법은?’(역할극형), ‘4대강 사업 추진에 대한 생각은?’(이슈형) 등으로 유형화할 수 있다. 이밖에 ‘원치 않는 부서에서 일해야 한다면?’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따를 것인가?’ 등과 같은 껄끄러운 물음에 대해서도 정확한 의도 포착과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취업 전문가들은 말한다.
박중언 기자 parkje@hani.co.kr
면접 ‘주연’이 되려면 ‘나만의 답변’ 필수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