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대한민국 취업박람회‘가 열린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에서 16일 오전 구직자들이 입구에서 줄을 서서 손을 소독하고 입장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통계청, 8월 고용동향 발표
전체 3천명 늘었지만 ‘정부가 만든 일자리’가 32만1천개
자영업 취업자수 27만6천명 감소…내수 한파 여전
50·60대 빼고 전 연령대서 줄어…청년실업 1.1%p↑
전체 3천명 늘었지만 ‘정부가 만든 일자리’가 32만1천개
자영업 취업자수 27만6천명 감소…내수 한파 여전
50·60대 빼고 전 연령대서 줄어…청년실업 1.1%p↑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고용 시장에선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 재정지출 효과로 지난달 취업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체감 고용지표는 더 악화된 모양새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36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3000명 늘었다. 올해 들어 취업자는 꾸준히 줄어들어, 지난 5월 21만9000명까지 감소 폭이 확대됐다. 6월에 4000명 늘었지만 7월에 다시 7만6000명 감소했다가 한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통계청은 “7월의 경우 비가 많이 내린 탓에 건설일용직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많이 감소했다”며 “이런 요인이 사라져 증가세를 회복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도 취업자 증가는 ‘희망근로 사업’(취약계층에 제공된 한시적 일자리) 등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한 공공부문이 이끌었다. 희망근로가 시작됐던 6월과 비슷하다. 8월 취업자 증감을 산업별로 보면,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의 취업자만 전년 동월 대비 46만2000명 늘어났고, 제조업(-13만8000명)과 건설업(-10만5000명), 도소매·음식숙박업(-15만3000명) 등은 감소세가 지속됐다. 연령별로도 희망근로에 대거 투입된 50대(+20만1000명)와 60대 이상(+12만7000명)을 뺀 전 연령대에서 감소세에 머물렀다. 통계청도 ‘정부가 만든 일자리’ 32만1000개가 취업자 증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취업자 외에 다른 고용지표들은 회복세로 진입하지 못했다. 전년 같은 달보다 8월 고용률(58.8%)은 0.8%포인트 하락했고 실업자 수(90만5000명)도 14만1000명 늘었다. 1.1%포인트 오른 청년실업률(8.2%) 역시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구직단념자(17만800명)도 1년 전보다 6만2000명이 늘었다. 2000년 3월(19만1000명) 이후 가장 많다.
자영업 부문의 고용 사정은 더 악화됐다. 자영업 취업자는 27만6000명 줄어, 전달인 7월에 비해서도 감소 폭이 커졌다. 특히 최근 몇 달 새 고용원을 두지 않는 생계형 자영업에서 남성 취업자가 급감한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5월까지만 해도 8만7000명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6월 16만6000명 급감한 데 이어 7월 10만9000명, 8월 15만1000명이 줄었다. 황수경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남성 생계형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상대적으로 여건이 나았던 부문으로 고용 한파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인숙 통계청 고용통계팀장은 “고용 시장이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지만,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이 후행성 지표인 만큼,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고용 없는 성장’이 심화된 제조업이 경기 회복 국면에 접어든 것만으로 향후 고용 사정을 낙관하긴 섣부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0년부터 2008년 사이에 제조업 취업자는 5%나 줄었다.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고용유발 효과가 높고 투자와 소비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서비스산업의 고용이 회복되는 시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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