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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인사팀장과 절친되기] (19) 두산그룹
“튀는 것도 좋지만 진정성을 담아라”

등록 2009-09-16 21:29수정 2009-09-16 21:53

왼쪽부터 두산인프라코어 이종완 상무, 유재은(23·숭실대 영어영문학과 4년)
왼쪽부터 두산인프라코어 이종완 상무, 유재은(23·숭실대 영어영문학과 4년)
두산인프라코어에 입사 지원서를 낸 유재은(23·숭실대 영어영문학과 4년·오른쪽 사진)씨는 지난 10일 두산인프라코어 이종완(왼쪽) 상무를 만났다. 두산그룹은 16일 현재 인프라코어를 포함해 16개 계열사에서 모두 700명 채용을 목표로 채용 절차를 진행중이다. 지원서를 낸 유씨는 이날 지원자들을 대표해 사전 면접을 본 셈이다. 유씨는 이번 면접으로 인터넷 취업카페에서 떠도는 오해를 풀 수 있었고, 두산이 원하는 인재상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었다고 평했다.

공부 덜해도 다양한 경험이 중요
학점·한자 당락에 큰 영향 없어
여성 차별없다…지원자가 적을뿐

-인터넷 취업카페를 보면 두산그룹이 이른바 ‘학벌’을 따진다는 소문이 있다.

“학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늘 열려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에 합격한 사람들을 보더라도 중위권 대학 출신이 더 많다. 오히려 따지는 것은 학벌보다 두산이 원하는 인재상에 적합한지다. 입사 지원서를 얼마나 성의 있게 작성했느냐를 시작으로 여러 전형을 통해 인재들이 걸러진다. 일에 대한 열정, 인화력, 전문성 등을 갖춰야 한다.”

-소비재를 파는 기업에서 제조업으로 발전해 기업문화의 변화도 있을 것 같다.

“비투비(B2B) 기업으로 변화했다고 조직문화가 달라진 것은 없다. 인재상 역시 과거의 흐름과 함께한다. 두산이 추구해 나가는 기본적인 원칙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이다. 다만 일하는 영역이 달라지다 보니 업무 처리 과정이 더 빨라지고 광범위해진 측면은 있다.”


-올해 채용에서는 처음으로 바이오 데이터 서베이(Bio Data Survey)를 도입했다.

“예전에는 입사 지원서에 3개 정도의 질문에 답하도록 했다. 올해부터는 질문을 하나로 통합해 1200자 내외의 답을 하도록 했다. (통합된 질문은 ‘살아오면서 부딪쳤던 가장 큰 장애물을 끝까지 완수한 사례를 기술하고 그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였고,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 기술하십시오’다.) 이와 함께 바이오 데이터 서베이를 도입했다. 이 과정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생각, 인·적성 등을 평가할 수 있다. 이 조사는 두산에서 높은 성과를 낸 선배들을 분석해 표본으로 추출한 것으로, 신입사원이 지원할 때 적합한 정도를 따질 수 있다. 이를 위해 따로 준비할 것은 없고, 솔직하게 답을 하면 된다.”

-학점을 적을 필요가 없는데?

“학교 졸업할 정도면 충분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덜 했어도 다른 경험을 한 것이 오히려 더 중요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평가는 바이오 데이터 서베이와 이후 전형 절차를 통해 평가가 가능하다.”

-인터넷 취업카페에는 한자 성적 때문에 떨어졌다는 말도 있다.

“우리말의 절반이 한자로 돼 있으니까 상식 수준을 점검하기 위해 성적을 적도록 하고 있다. 따로 준비하는 등의 스트레스를 받을 것까지는 없다. 한자 때문에 떨어질 정도로 당락에 크게 영향은 없는 편이다.”

-영어 스피킹 점수를 기록하게 한 이유와 커트라인 정도는?

“과거에는 주로 토익, 토플 등으로 영어 성적을 대신했다. 하지만 높은 점수를 가진 신입사원이 들어와도 비즈니스 영어를 할 때는 말을 잘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토익 점수가 아무리 높아도 대화가 단절되는 경우가 있다. 토익 점수가 낮더라도 실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지, 잘 들리는지 등을 보기 위해 스피킹을 도입했다. 토익 점수의 경우 600점 정도가 커트라인이었다. 스피킹 역시 그 정도 수준에서 보면 될 것이다.”

-면접 과정에서 어떤 인물을 선호하게 되나?

“평범한 답도 진실되게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친구들은 특출난 게 없지만 진정성이 담겨 있다. 물론 톡톡 튀는 친구도 좋다. 상반기 입사 전형 때 가요를 개사해서 회사명을 넣어서 부른 친구도 있었다. 자기를 알리기 위해 그만큼 노력한 것이니까 기억에 남는다.”

-차분한 지원자와 톡톡 튀는 지원자 가운데서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입사 전형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많은 부분 지원자에 대해 판단이 된다. 다만 개인적으로 답을 한다면 진중한 스타일이 아무래도 나을 것이다. 너무 튀는 것보다 차분히 진정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두산그룹 신입사원 채용 전형
두산그룹 신입사원 채용 전형
-면접에서는 어떤 것을 물어보는지?

“대학 시절에 많은 경험을 한 사람이 조직에 들어와 사람들과 융화가 잘되고 화기애애하게 지낸다. 전형 단계마다 그런 것들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실무진 면접의 경우 지원서를 꼼꼼히 읽어보고 이를 바탕으로 질문을 한다. 이 때문에 지원서에 과장이나 거짓말이 있으면 면접 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므로 진실되게 작성해야 한다. 또 지원서에 없는 내용도 두산이 요구하는 역량을 판단하기 위해 여러 질문을 던진다.”(1차 면접은 문답식 면접(면접관 3명·지원자 1명)과 프레젠테이션 면접(면접관 2명·지원자 1명)이 진행된다.)

-면접을 위해 따로 준비를 한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두산을 지원한다면 회사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굴삭기에 대해 질문을 한다면 ‘공사 현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만든 굴삭기를 봤다’ 정도의 답을 할 수 있는 게 좋다. 기업에 대해 얼마큼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잘 나타낼 수 있으면 좋다.”

-두산을 떠올리면 중공업이 연상돼 여대생에게는 벽이 있어 보인다.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지금은 대학의 경영학과에 여대생이 많아지듯 여성 지원자가 늘고 있고 합격자도 늘고 있다. 실제로 상반기 60명 가운데 10명이 여성이다. 여성을 차별하는 것은 없고 다만 엔지니어 계통은 여성 지원자 비율이 적다 보니 상대적으로 낮아 보일 수 있지만 인사, 홍보 등 관리 부문에서는 여성 비율이 높다.”

-하반기 경쟁률은 어느 정도 예상하는가?

“상반기 50명을 뽑을 예정(실제로 60명 채용)이었는데 서류 접수만 1만명이 넘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100명 이상을 생각하고 있는데 상반기 정도의 경쟁률 이상은 될 것이다.”

-끝으로 할 말이 있다면?

“과거 국내 소비재 위주의 회사에서 글로벌 회사로 변신했다. 국외 사업 비중이 과거에는 20% 수준에서 지금은 70~80% 수준으로 늘어났다. 두산은 이제 글로벌 기업으로서 중국, 벨기에 등에 생산 현장을 갖추고 있다. 이에 맞게 글로벌 비즈니스에 도전하려는 친구들이 많이 지원해줬으면 한다. 자기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자부한다.”

글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 9월24일에 에스티엑스(STX) 인사담당 임원과의 인터뷰가 예정돼 있습니다. 참가를 원하시는 구직자는 ‘인사팀장과 절친되기’ 누리집(interview.jobkorea.co.kr)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채용설명회 직접 나선 박용만 회장

“인재 있으면 어디든…”

‘박용만 회장 회사 설명회’

지난 7일 서울대에서 열린 두산그룹의 채용 설명회 이름이다.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설명을 하기 때문에 붙여졌다. 박 회장의 회사 설명회는 8일 중앙대, 9일 고려대로 이어졌다. 최고경영자가 설명회를 하는 것은 남다른 인재 욕심을 드러낸다.

박 회장은 설명회를 항상 인재에 대한 욕심과 자신감으로 마무리했다. 그는 “10년 뒤에 누가 나에게 ‘두산은 무엇이 다르길래 계속 성공을 하냐’라고 묻는다면 그 이유는 두산이 사람을 키우는 방식이 남다르기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고경영자의 관심이 남다른 만큼 채용 설명회도 회사 고위 임원들이 직접 참여한다. 박용만 회장을 비롯해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 찰스 홀리 인사총괄 사장, 최승철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 등 지주회사와 계열사의 최고경영자와 임직원들이 직접 대학을 찾아 회사를 소개하고 질문에 답한다.

인재 욕심은 독특한 전형까지 만들어냈다. 올해 처음으로 바이오 데이터 서베이라는 전형을 도입한 것. 바이오 데이터 서베이란 지원자가 두산의 인재상에 부합하는지를 알아보는 평가로서 130문항으로 구성돼 45분가량 걸린다. 또 2005년부터 지원서에 학점 기입란을 폐지하는 등 채용 과정에 계량화된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대신 인재상에 부합하는 사람을 뽑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채용 규모도 애초 계획보다 늘어났다. 두산은 올 하반기 채용 인원을 500명에서 700명으로 40%가량 늘렸다. 오영섭 인사담당 부장은 “취업하기 어렵고 인력 수요가 적은 시기가 오히려 우수 인재를 확보할 기회인 만큼 경기회복기에 대비한 투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입사한 선배들은 상당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한다. 두산 오영섭 부장은 “면접 과정이 힘들기 때문에 합격하면 상당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후에도 입사 1년 미만 신입사원 퇴직률이 5.4%로 업체 최저 수준일 정도로 체계적인 관리 속에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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