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연도도 상관없어…9월부터 3400명 채용
삼성그룹이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부터 졸업 예정자와 직전 학기 졸업자로 제한한 응시자격 기준을 없애기로 했다. 졸업한 지 한 학기가 지난 취업 재수생들도 지원 기회가 생김에 따라 대기업 취업시장에 적잖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21일 “개정된 고용촉진법에 따라 올 하반기 대졸 공채 때부터 졸업 연도 및 나이 제한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부터 시행중인 개정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채용 공고 때 출생 연도 제한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학 졸업자라면 졸업 연도와 나이에 상관없이 영어성적과 학점 기준만 충족하면 삼성 입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삼성은 다음달부터 계열사별로 공채를 시작하는데, 상반기(2100명)보다 많은 3400명 가량을 채용할 계획이다. 삼성은 그동안 취업 준비생들의 쏠림 현상을 막는다는 이유로, 국내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졸업 예정자와 직전 학기 졸업자에 한해서만 지원을 받아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다른 기업 합격자가 삼성에 이중 합격해 우수한 인재들이 삼성에만 쏠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그동안 응시자격을 제한해 왔다”며 “하반기 지원자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데, 법 취지대로 하면 부작용을 막을 뾰족한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의 응시자격 변경에 다른 기업들과 취업 준비생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실제로 삼성 입사시험 경쟁률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공채 시기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취업전문 포털업체 관계자는 “이미 직장에 다니고 있는 이들까지 삼성 입사시험에 가세하면 갓 졸업한 이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삼성이 졸업한 지 오래된 지원자나 다른 직장에 다니고 있는 응시생들을 얼마나 뽑느냐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회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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