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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인사팀장과 절친되기] (17) 현대카드·캐피탈
“창의적 발상과 끈기 함께 갖춘 인재 선호”

등록 2009-08-19 20:19

손장익 현대카드·캐피탈 에이치아르(HR)지원실장(오른쪽)과 대학생 김천별씨가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캐피탈 사옥 라운지에서 성공 입사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A href="mailto:leej@hani.co.kr">leej@hani.co.kr</A>
손장익 현대카드·캐피탈 에이치아르(HR)지원실장(오른쪽)과 대학생 김천별씨가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캐피탈 사옥 라운지에서 성공 입사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지원서 타사보다 까다로워
성공담·실패담 주로 물어
새달초 70~80명 채용 예정
지난달 20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캐피탈 사옥을 찾은 김천별(24·서울산업대 문예창작학과 4년)씨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널찍한 탁구대와 게이트볼을 즐길 수 있는 인조잔디 필드, 여의도공원을 돌고 올 수 있는 자전거 비치대 등 1층 로비의 풍경이 범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었다. 로비 한복판에선 인공지능 스피커가 흥겨운 음악을 들려주며 이리저리 춤을 추며 돌아다니고 한쪽 벽면에는 사과와 바나나, 오렌지 등의 과일을 마음대로 집어먹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이날 김씨에게 ‘입사전략’을 코치해준 손장익 현대카드·캐피탈 에이치아르(HR)지원실장(상무)은 “자칫 ‘엄숙한’ 공간이 되기 쉬운 사옥 로비를 직원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꾼 데는 자유롭고 역동적인 회사의 기업문화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손 상무를 비롯한 회사 임원들의 집무실 벽과 문은 바깥에서 훤하게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유리로 돼 있다. 직원들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표방한 탓이다. 적어도 직원들이 결재를 받으러 오면서 이리저리 눈치를 살필 일은 없어졌다고 손 상무는 귀띔했다.

-문예창작을 전공했다. 상경계열 전공이 아니어도 입사가 가능한가?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나 해주겠다. 우리 사장님도 불문학을 전공하셨다.(웃음) 전공에 대한 장벽은 다른 기업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 이유는 카드 고객들의 니즈가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다양한 인적 구성이 가능해야 한다. 상경계열만 뽑아놓으면 똑같은 생각만 하지 않겠는가. 대신 문예창작을 전공했더라도 금융권에 대한 관심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은행권 홍보대사를 한 경험을 통해 금융권 입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은행과 카드는 비즈니스 유형이 많이 다르다. 카드가 더 역동적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어느 회사나 도전정신이 강한 인재를 원하겠지만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 유형에선 더 중요하다. 면접관들도 일부러 상의를 입지 않고 들어간다. 권위의식이나 위압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이런 맥락에서 압박 면접을 한다거나 돌발적 질문도 하지 않는다. 짜장면 한 그릇을 다 연결하면 길이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식의 질문은 안 한다는 뜻이다. 순간적 임기응변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현대카드·캐피탈의 인재상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혁신과 변화, 스피드, 전략적 사고 등을 4대 경영방침으로 삼고 있다. 다른 기업의 임원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파가 우리 회사에는 없다. 대부분 회의용 탁자가 설치돼 있을 뿐이다. 그만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하반기 채용 시기와 채용 규모는?

“9월 초에 채용 공고를 낼 예정이다. 다른 기업에 비해 좀 이른 편이다. 채용 규모는 예년 수준인 70~80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입사지원서 작성이 다른 곳에 비해 까다롭다. 자기소개서에서도 성장 배경 등보다는 우리 회사를 왜 지원했는지에 대한 내용을 소상하게 써야 한다.”


현대카드·캐피탈 채용전형
현대카드·캐피탈 채용전형
-실무진 면접은 어떻게 치러지나?

“지원자들이 주어진 토론 주제를 놓고 집단토론을 벌이면, 면접관이 그 과정을 관찰해서 점수를 매긴다. 일반적으로 지원자들이 접해보기 어려운 주제를 준다. 예를 들어 ‘당신이 조난당한 탐험대장이라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식의 주제가 제시됐다고 치자. 이 주제에 대해 지원자들이 상황을 얼마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논리적 해결 방안을 어떻게 찾는지, 다른 참여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조화로운지 등을 눈여겨보면서 평가를 한다.”

-면접에서 기억에 남는 지원자가 있다면?

“씩씩한 모습을 보여준답시고 지나치게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지원자들이 있다. 주로 준비가 부족한 분들이 이런 경향을 드러낸다. 면접장은 면접관과 지원자가 서로 거래를 하는 장소다. 서로 충분히 의견을 교환하고 선택하는 장소인데 혼자 큰 소리를 낸다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

-긍정적 평가를 받았던 지원자 유형도 말해달라.

“다양한 고객들의 니즈에 부합하려면 지적 호기심이 많아야 한다. 창의적인 발상이 시장의 성공 사례로 연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보통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 끈기를 겸비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단기적 성과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주로 어떤 질문을 던지는 편인가?

“성공담과 실패담을 주로 묻는다. 크게 좌절을 겪었다거나 성취에 보람을 느낀 사례 등에 관한 질문이다. 시련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듣다 보면 많은 부분을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은 제대로 된 실패를 겪은 이들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더라. 배낭여행을 갔다가 일정에 차질을 빚었던 경험을 실패담으로 내놓는 지원자도 있었다.(웃음)”

-지원자가 말한 실패담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가정형편이 어려워 2년여의 기간을 은행에서 당직 아르바이트를 한 지원자가 있었다. 업무 자체가 고된 일이었는데, 이 업무를 하면서 틈틈이 은행 직원들과 친분을 쌓았고 그런 과정에서 금융권에 대한 살아 있는 생생한 간접경험을 얻었다고 하더라. 인상에 남았다.”

-많은 지원자들이 영어면접 준비를 어려워한다.

“미국 지이(GE)가 우리 회사의 파트너사다. 글로벌 기업으로 알려져 있어 외국에서 공부를 마친 지원자들도 많은 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

-카드와 캐피탈에서 각기 필요로 하는 인재상에 차이가 있나?

“캐피탈은 할부영업인 만큼 프로세스가 장기적으로 운용된다. 매달 고객의 패턴을 분석해야 하는 카드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캐피탈 쪽 직원들이 조금 더 신중한 경향을 보이는 반면 카드 쪽은 신속성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입사를 준비하고 있는 구직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조언을 해준다면?

“내가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대학 2학년을 마친 뒤부터 입사하고 싶은 기업을 고를 것 같다. 채용 공고가 난 이후에 승부를 내려고 하면 입사 확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차근차근 입사하고 싶은 기업과의 공통분모를 찾아나가는 과정을 밟은 지원자들이 성공하지 않겠는가. 먼저 취업한 선배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

정리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 9월10일에 ㈜두산 인사팀장과의 인터뷰가 예정돼 있습니다. 참가를 원하시는 구직자는 ‘인사팀장과 절친되기’ 누리집(interview.jobkorea.co.kr)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독특한 인사제도 ‘커리어 마켓’

사내공모 통해 부서이동

‘커리어 마켓’(Career Market)

현대카드·캐피탈이 2007년 7월 도입한 파격적 인사제도다. 회사 안에 마련된 채용시장에서 직원들이 스스로를 ‘매물’로 내놓으면 각 부서에서 필요한 인력을 데려가는 독특한 방식을 띠고 있다. 일부 기업들이 사내 공모를 통해 특정한 부서의 인력을 수급하는 사례는 적잖게 있어 왔지만,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연중 수시로 이런 식의 인사이동이 이루어지는 곳은 현대카드·캐피탈이 유일하다.

온라인상에 구축된 커리어 마켓은 크게 ‘오픈커리어 존’(Open Career Zone)과 ‘잡포스팅 존’(Job Posting Zone)으로 나뉜다. 오픈커리어 존은 부서를 옮기고 싶은 직원들이 자신을 등록하고 ‘마케팅’하는 공간이며, 잡포스팅 존은 각 부서가 필요로 하는 인재 요건을 공모하는 곳이다. 한 부서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이들은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지난달 기준으로 커리어 마켓을 통해 인사이동을 한 직원 수는 220여명으로, 현대카드·캐피탈 인사이동의 80%에 해당된다.

커리어 마켓은 ‘선전출·후충원’을 원칙으로 한다. 일하던 부서에서 아무리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커리어 마켓을 통한 인사이동이 확정되면 바로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다만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서 내 구성원 가운데 일정 인원 이상이 한꺼번에 자리를 옮기려 할 경우 부서장이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수 있도록 했다. 세이프가드가 발동된 부서는 커리어 마켓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제도 활성화엔 최고경영자인 정태영 사장의 공이 컸다. 많은 직원들이 우려하는 보안 유지는 물론이고 이동을 원하는 직원에 대한 불이익 조처 금지 등을 뿌리내리기 위해 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선 것이다.

커리어 마켓은 철저하게 시장원리가 배어 있는 인사제도다. 부서 이동을 원하는 직원들은 2년간 자신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고, 잦은 인력 유출이 일어나는 부서의 경우 리더가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손장익 현대카드·캐피탈 에이치아르(HR)지원실장은 “자발적 부서 이동을 가로막으면 핵심 인재가 다른 기업으로 옮기는 경우도 발생한다”며 “회사 안에서 경쟁을 통해 원하는 직무를 맡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도 더 이득”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기업과 기관들의 벤치마킹 시도도 잇따른다. 지난해 서울시가 6급 이하 공무원을 대상으로 새롭게 시도했던 ‘헤드헌팅 및 드래프트제’의 모델도 ‘커리어 마켓’이었다. 황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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