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연령층 취업자 수 추이
통계청 올 2분기 분석
취업자 각 21만명·2만명↓…30대 여성 -6.4% ‘곤두박질’
실효성 없는 정부 대책 비난…“하반기 더 악화” 전망도
취업자 각 21만명·2만명↓…30대 여성 -6.4% ‘곤두박질’
실효성 없는 정부 대책 비난…“하반기 더 악화” 전망도
우리나라 경제의 중추 인력이라고 할 수 있는 30~40대 연령층의 고용 사정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나빠지고 있다.
19일 통계청의 고용통계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30대 취업자 수는 586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07만5000명)에 견줘 21만3000명이나 줄었다. 취업자 증가율도 -3.5%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분기 -3.8%(23만3000명 감소) 이후 가장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취업자 증가율도 10여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분기 40대 취업자 수는 656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주면 2만7000명(-0.4%) 줄었다. 1998년 4분기(-2.1%) 이후 분기 기준으로 40대 취업자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30대 여성 취업자 감소 속도는 거의 외환위기 수준과 맞먹는다. 2분기에 30대 여성 취업자는 14만4000명이 줄어 취업자 증가율이 -6.4%까지 곤두박질쳤다. 30대 남성(-1.8%)에 비해 훨씬 감소 폭이 큰데다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 30대 여성 취업자 증감률(-6.8~8.3%)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현상은 경기침체로 30~40대 자영업자와 임시·일용직 등이 직접적 타격을 받아 고용시장에서 밀려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분기 자영업자의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0만명 가까이 줄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위기가 닥칠 때마다 상대적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여성 등 취약계층의 고용 사정이 더 악화하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정부의 일자리 대책은 50대 이상 연령층에 치우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6월 취업자 수가 6개월 만에 증가세(+4000명)로 돌아선 것도 6월부터 25만명 규모로 시작된 ‘희망근로 프로젝트’ 효과로 인한 ‘착시 현상’이라는 것이다. 희망근로는 연말까지 6개월간 정부가 한시적으로 제공하는 일자리로 50대 이상 참여자가 70%를 넘는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새사연)의 이상동 경제연구센터장은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해 있던 노인들이 대거 희망근로에 투입되면서 일시적으로 취업자 수가 올라갔지만 다른 고용지표는 여전히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50대(+16만9000명)와 60대 이상(+13만1000명)을 제외한 나머지 연령층에선 6월 취업자 수 감소가 뚜렷했다. 희망근로가 시작되기 직전인 5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만9000명 줄어 전달(-18만8000명)에 비해 감소 폭이 더 확대됐다.
고용 전문가들은 하반기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30~40대 고용 사정이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 하반기에 기업 구조조정 등의 요인으로 최소한 6만명 이상 실직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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