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용욱(26·한성대 산업시스템공학부 4학년)씨는 무선인식(RFID)을 기반으로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을 하는 것이 평소 꿈이다. 동씨가 최근 서울 회현동 엘지시엔에스(LG CNS)에서 이 회사 이호석 인재개발팀장을 만나 이런 꿈을 말했더니, 이 팀장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반겼다. 막연하게 아이티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지원자들을 여럿 봤기 때문이란다. 이날 동씨는 이 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엘지시엔에스 입사 전략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IT동아리 활동·채용설명회 참가 경험 유리
원하는 직무 위해 어떤 노력했나 보여줘야
-엘지시엔에스의 인재상을 구체적으로 말씀해달라.
“아이티(IT) 업종은 새로운 사업이 많이 생기는 곳이어서, 그때그때 잘 적응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또 엘지시엔에스 전체 인력의 80% 정도가 전문 기술인력이다. 이런 전문 인력으로 계속 성장해 나가려는 열정과 의지를 얼마나 갖고 있는가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과거 아이티 산업이 붐일 때와 인재를 판별하는 잣대가 달라진 게 있는지?
“당시에는 정말 묻지마 지원이 많았다. 그런 탓에 떠난 이들도 굉장히 많았다. 아이티 산업 거품이 가라앉은 뒤에는 이전처럼 허수지원이 많지도 않지만, 회사 입장에서도 까다롭게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적어도 10년 혹은 20년 뒤의 목표를 세우고 오는 사람들이 좋은 점수를 받는다. 장기적으로 기여할 인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인문계열 전공자도 지원이 가능한가?
“사실 서류전형에선 전공과 무관하게 인재를 고른다. 우리 회사와 같은 아이티 업계에선 드문 일이다. 대신, 아이티 업종에 대한 관심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를 세심히 관찰한다. 아이티 관련 대학 동아리 활동이나 자격증 취득 등을 눈여겨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턴 운용에서 다른 기업과 차이점이 있다면?
“잡셰어링 차원에서 올해 이미 졸업한 이들을 포함해서 지난 4월에 45명을 선발했다. 3주간 합숙 교육을 포함해, 아이티 업종에 대한 적성을 검증할 수 있도록 집중적인 교육을 받고 있다. 아마 인턴사원에 대해 합숙 교육까지 시키는 회사는 별로 없을 거다. 3개월여의 교육이 마무리되는 7월에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다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전환비율이 80~9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대졸 신입사원 초임은 삭감되는지?
“대졸 초임의 5%를 삭감하기로 이미 결정했다. 사실 신입사원의 초봉 수준이 급상승했던 측면이 있다. 지원자들도 한번 직장을 구하면 오래 다녀야 하는데 초임에 너무 연연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방근무 지원자에게 가점을 부여한다고 들었다.
“그렇다. 아무래도 다들 서울을 선호하니까, 지방 근무자 지원이 많지 않아서다. 하지만 무조건 가점을 부여하는 건 아니다. 만일 서울에 연고가 있는 지원자가 대전지역을 지원했다면,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가점도 받을 수 있다.”
-우대하는 자격증이 있다면?
“직무에 따라 다르다. 자격증의 종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아이티 관련 자격증의 종류가 너무 방대하기 때문이다. 자격증 취득 자체가 지원자의 회사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올해부터는 정부가 ‘소프트웨어 기술자 신고제도’를 도입했으니, 참고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4년간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을 했다. 채용 때 가점을 받을 수 있나?
“당연히 도움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봉사활동 경험을 써서 내는데, 동용욱씨처럼 4년간 꾸준히 했다면 면접관들이 후한 점수를 줄 것 같다.”
-한번 떨어지고, 다시 지원하는 이들에게 불이익이 있나?
“자신이 왜 탈락했는가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면, 전혀 불리할 게 없다. 그러나 똑같은 상태로 재지원했다면 결과는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서류전형에서 합격자를 선별하는 기준이 있다면?
“사실 우리 회사는 가점 제도가 많은 편이다. 아이티 동아리 활동과 자격증 취득, 봉사활동 등 외에도 엘지시엔에스가 참여하는 채용 박람회나 채용 설명회 등에 참석한 사람들도 채용 때 유리하다. 현장에 나간 인사 담당자들이 꼼꼼히 기록을 해놓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부터 얼마나 우리 회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지켜본다.”
-인사 담당자가 좋아하는 자기소개서 유형이 있다면?
“두괄식으로 서술하되, 간명하게 써야 한다. 읽는 사람들이 이해가 쉽게 안 간다면, 자신을 제대로 피아르(PR)하지 못한 거다. 자신이 제대로 갖추지 못한 부족한 점도 솔직하게 쓰면 좋을 것 같다.”
-면접에선 주로 어떤 질문이 나오는가?
“아이티 관련 기술적 지식을 직접적으로 물어보는 일은 거의 없다. 지원자도 어쭙잖게 잘 모르는 기술적 지식을 읊어대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언제부터 아이티 회사에 입사하고 싶은 꿈을 가졌는지,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3~4명의 면접관이 지원자 1인당 40분가량 인터뷰를 한다. 나같은 경우는 딱 세가지만 물어보면 가늠이 되더라. ‘엘지시엔에스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지’ ‘왜 이 직무를 지원했는지’ 등이다.”
-면접에서 기억에 남는 이들이 있다면?
“목소리 톤이 두 세단계 이상 올라가 있는 지원자들이 있다. 패기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점수는 깎일 것 같다. 지나치게 말이 많아도 안된다. 논리적으로 조리있게 말하는 법을 모르는 지원자이거나, 자신감이 결여됐을 때 나오는 현상이다.”
-마지막으로 엘지시엔에스 입사지원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중요한 것은 전략이다. 입사 준비를 신문에 채용 공고가 나는 시점부터로 잡아선 절대 안 된다. 백발백중 실패할 거다. 먼저 하고 싶은 일, 직무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 26일에 한국HP 인사담당 임원과의 인터뷰가 예정돼 있습니다. 참가를 원하시는 구직자는 ‘인사팀장과 절친되기’ 누리집(interview.jobkorea.co.kr)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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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지 시엔에스, 채용 어떻게
신입·경력 올 440명 뽑기로 ‘서류-필기-면접’ 3단계 전형
“주머니에 이력서를 넣고 다니면서 일한다면 일이 되겠느냐?”
지난 3월 신재철 엘지시엔에스 사장은 경영 여건이 어려운 시기에도 인위적 구조조정 대신, 적극적 인재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신 사장의 신념은 일반 기업에 견줘 이직률이 높은 아이티(IT) 회사이지만, 들고 나는 사람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엘지시엔에스의 인사철학에서도 엿보인다.
신입사원 채용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호석 엘지시엔에스 인재개발팀장은 “과거 아이티 산업이 붐을 이룰 때, ‘묻지마 지원’이 워낙 많았다”며 “아이티서비스업에 대한 명확한 커리어 목표를 갖고 있는지 여부를 살펴 인재를 선발한다”고 말했다.
올해 엘지시엔에스는 신입 및 경력사원을 합해 44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대졸 신입사원 공채는 하반기에 200명가량 예정돼 있다. 다른 기업보다 경력직 채용 비중도 낮지 않은 편이다.
다른 엘지그룹 계열사처럼, 채용전형은 독립적으로 진행한다. 서류전형과 필기전형, 면접전형의 3단계로 이루어진다. 필기전형은 인성검사에 해당되는 직업심리검사와 아이티 업종에서 일할 수 있는 기본적 역량을 관찰하는 직무능력검사의 두 단계를 거쳐야 한다. 면접은 최종 합격자의 3배수 정도가 보게 되며, 지원 직무에 대한 심층질문이 포함된 차·부장급 면접과 임원 면접이 있다.
엘지시엔에스는 아이티 서비스사업 및 컨설팅, 아이티 융합 비즈니스 등을 주된 업무로 하고 있다. 1987년 에스티엠(STM)이라는 이름으로 미국 이디에스(EDS)사와 합작을 통해 설립됐다. 이후 1995년 엘지 이디에스 시스템이라는 사명을 거쳐, 2001년 말 이디에스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2002년에 현재의 사명으로 바뀌었다. 국내외 직원 수는 7천여명이며, 미국과 중국, 유럽, 인도 등 7개 국가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황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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