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씨제이. 김경호기자
[인사팀장과 절친되기] ④ 씨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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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토론, 소신과 기준 분명히 하되 상대배려도 - 지난해 대학원을 수료한 뒤, 구직활동 중이다. 씨제이그룹 상반기 공채에도 응시했다. “(엠넷미디어에 지원했다는 말에 대해) 어이구, 굉장히 경쟁률이 높은 곳에 지원한거다.(웃음)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 - 올해 입사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높은가?
“예년에는 130 대 1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200 대 1에 이르렀다. 채용 규모는 비슷한데, 지원하는 이들은 더 많아졌다. 경제상황이 반영된 것 같다.” - 씨제이가 구직자들에게 주는 이미지는 진취적이고 개방적이다. 어떤 인재를 원하나? “1995년에 삼성에서 분리됐다. 고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회장이 젊은 나이에 그룹 시이오에 취임했다. 그래서인지 굉장히 유연하고 개방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다. 인사철학도 이런 마인드에서 나오는 것 같다. 하나 덧붙이자면, 책임감이다. 유연함을 강조하다보면, 자칫 무책임한 것으로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캠퍼스 리크루팅 때 들은 이야기다. 직원들이 반바지에 모자쓰고 다녀도 용인된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가? “물론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쪽에선 그렇게 하긴 곤란하다. 하지만 미디어나 엔터테인먼트 등 창의력이 많이 발휘될 필요가 있는 쪽은 자유로운 복장으로 근무할 수 있다. 실제로 수염을 길게 기른 직원도 있고 나이가 들었지만 꽁지머리를 하고 다니는 분들도 있다.” - 올해 신입사원 채용전형에서 달라지는 점이 있나? “예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다만 지난해까지는 면접 뒤에 영어 말하기 평가인 오픽(OPIc) 테스트를 실시했는데 올해부터는 오픽 또는 토익 스피킹 성적을 제출하면 된다. 지원자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 요즘 기업들이 스피킹 위주로 외국어 능력을 보는 것 같다. 씨제이도 그런가? “그렇다. 요즘 신입사원들 보면 거의 다 토익점수가 900점을 넘는다. 토익은 학교 공부를 하면서 기본적으로 갖추는 것 같더라. 그래서 말하기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있다.” - 씨제이만이 보유하고 있는 채용전형의 특징을 말해달라. “채용전형은 서류전형과 인지능력평가, 비즈니스 상황에서의 가치판단을 알아보는 ‘BJI’(Business Judgement Inventory) 테스트, 임원면접, 역량면접 등의 순으로 치러진다. 가장 큰 특징을 꼽는다면 역량면접이다. 부장급 면접관 두 명이 한 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시간에 걸쳐 면접을 본다. 지원자의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질문을 던지는 식이다. 계속 질문을 던지다보면, 이 사람이 미래에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 나름대로 예측이 된다. 때때로 구직자들의 말문이 막히기도 하지만, 역량면접에 대한 평가는 아주 좋은 편이다. 이 면접 프로세스 때문에 씨제이에 입사했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만큼 개별 직원에게 깊이있는 관심을 가져준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준 거다.” - 역량면접에서 씨제이의 평가 잣대는 무엇인가? “과거에 지원자가 한 행동을 보면서, 씨제이의 밸류에 맞는 행동양식을 보였는지를 관찰한다. 과거의 경험을 보는 이유는 미래에도 유사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몇가지 평가항목이 있고, 그에 따라 점수를 계산한다. 예를 들어 지원자가 소속됐던 조직 안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최근에 창의적 발상으로 어떤 문제를 개선한 적이 있는지 등을 묻는 식이다.” - 일반적으로 임원면접이 최종 단계인데, 씨제이는 다른 것 같다. “먼저 임원면접을 보고, 최종 단계에서 역량면접을 실시한다. 그만큼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될 거다. 임원면접에서는 주로 인성을 평가하는데, 사실 지원자들을 이걸로 가늠하기엔 변별력이 떨어진다. 웬만한 지원자들은 훌륭한 인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 임원면접에서 집단토론이 이루어진다고 들었다. 공격적인 지원자가 점수를 많이 받는가? “토론 주제를 제시한 뒤, 찬반토론을 벌이게 하고 임원 3~4명이 참여해서 관찰하는 식이다. 어려운 주제는 아니다. 이예지씨에게 한번 물어보겠다. 어느 건물의 주차장이 너무 협소하다고 치자. 어떻게 개선해나갈 수 있다고 보나? 여러 사람과 함께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가정해보라. 정답은 없지만 자기 나름의 소신과 기준을 이야기하면 된다. 물론 집단토론인 만큼 지나치게 혼자 많이 말하는 것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도 해야 한다. 토론이 끝나면 20분 가량 임원들이 질문도 던진다. 요즘은 지원자들이 면접시험 대비를 워낙 열심히 해서인지, 지상파방송의 시사토론 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을 때가 많다. 그래서 점수를 매기기가 어렵다.”
씨제이 BJI 테스트 문제유형
올해부터 영어 말하기 성적 따로 제출 올 대졸 신입 420명 채용 씨제이그룹은 식품 및 식품서비스, 생명공학,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신유통 등 4가지 사업부문을 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전형이 진행중이다.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인 170명가량을 채용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도 250명쯤 뽑는다. 또 씨제이푸드빌과 씨제이씨지브이, 씨제이올리브영 등 3곳에서 올해 1650명의 ‘액티비티 인턴’을 선발하며, 씨제이제일제당 등 11개 계열사도 ‘서머 러닝 인턴’ 60명을 뽑는다. 씨제이그룹의 채용전형은 서류전형과 인지능력평가 및 ‘BJI’(Business Judgment Inventory) 테스트, 임원면접, 역량면접의 4단계로 이루어진다. 인지능력평가는 문제해결력을 측정하기위한 것으로 13분 30초 동안 50문항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 어휘 및 문장이해, 산술추론, 공간지각 등의 문제가 나온다. BJI 테스트는 비즈니스 상황에서의 가치판단을 평가하는 것으로 씨제이만의 독특한 평가다. 몇 가지 업무상황을 제시한 뒤, 지원자의 판단을 사지선다형으로 묻는다. 25문항을 20분 동안 풀어야 한다. 두 가지 테스트를 통과하면, 집단토론 형태의 임원면접을 치러야 한다.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임원면접에선 지원자의 의사결정 및 문제해결능력을 관찰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이어 마지막 관문으로 역량면접이 있다. 지난해까지는 면접 뒤에 영어 말하기 평가인 오픽(OPIc) 테스트를 벌였지만, 올해부터는 오픽 또는 토익 스피킹 성적을 제출하면 된다. 황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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