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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임금깎은 대기업, 채용마저 줄인다

등록 2009-03-11 21:26수정 2009-03-11 23:04

삼성·엘지 2009년 채용계획
삼성·엘지 2009년 채용계획
삼성, 신입공채 27% 감축…엘지는 26%↓
“계획보단 늘렸다”…고용시장 ‘이중의 덫’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일자리 나누기’(잡셰어링)에 나서겠다며 임금 삭감을 밀어붙이던 주요 그룹들이 올해 채용 계획을 하나둘씩 내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견줘 신규 채용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대기업들이 만드는 고용시장은 임금 삭감과 일자리 감소라는 이중의 덫에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11일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5500명으로 확정해 발표했다. 삼성은 상·하반기에 각각 2100명과 3400명을 채용할 예정이며, 이와 별도로 대졸자 가운데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청년 인턴쉽 제도를 처음 도입해 올해 2천명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 대학 3·4학년생을 대상으로 실시해온 인턴 제도는 예전대로 유지해 여름방학에 1천명, 겨울방학에 2천명 등 모두 3천명을 뽑기로 했다. 삼성의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 5500명은 지난해의 7500명보다는 2천명(27%) 줄어든 수치다. 앞서 엘지그룹도 지난 8일 4천명 규모의 올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엘지의 채용 규모 역시 지난해(약 5500명)보다 약 1500명(26%) 줄어든 수치다.

이밖에 에스티엑스(STX)그룹이 1500명, 롯데그룹 1500명 등 주요 그룹들이 올해 정규직 체용 규모를 잇달아 확정한 상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지금까지 7∼8개 그룹이 약 2만명의 정규직과 6천명의 인턴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며 “그룹별로 신규·인턴 채용안이 세부적으로 마련되는 4월께 일자리 창출 계획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각 그룹들은 올해 채용 규모가 지난해보다는 줄었지만, 한결같이 애초 계획보다는 오히려 늘어났다는 쪽에 일제히 무게를 뒀다. 일자리 나누기의 명분으로 임금 삭감 카드를 먼저 들고나왔던 데 따른 부담 탓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30개 그룹은 대졸 초임을 최대 28%까지 삭감하고 기존 직원의 임금 조정을 통해 고용 안정과 신규채용, 인턴 채용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은 애초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이 4천명이었던 데 반해 실제 채용 목표는 5500명으로 30% 이상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삼성 관계자는 “기업으로서의 경쟁력 유지라는 측면과 일자리 나누기라는 사회적 요구 사이에서 고심한 결과”라며 “사장단협의회를 통해 계열사 사장들에게 최대한 고용규모를 늘려줄 것을 권고했고, 이를 각사가 수용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엘지 역시 계획했던 3천명에서 1천명을 늘렸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신입 사원은 물론이고 기존 사원의 임금 삭감 압력마저 커지면서도 정작 신규 채용 규모가 지난해에 크게 밑돌아 가뜩이나 얼어붙은 내수경기를 되살리는 데는 오히려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국책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예년과 달리 올해 채용계획 세부내용을 밝히지 않았던 각 그룹들이 뒤늦게 계획보다 늘어난 수치라며 채용 계획을 쏟아내는 건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기업도 어려운 처지임은 인정하지만 임금도 깎고 일자리마저 줄어든다면 경기회복을 더욱 더디게 해 오히려 기업의 수익성에도 장기적으로는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우성 김영희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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