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영어회화 테스트
삼성·SK 등 대기업 31% 영어말하기 성적 반영
일상생활 등 영어로 설명하는 연습 반복해야
일상생활 등 영어로 설명하는 연습 반복해야
가뜩이나 좁아진 취업 관문에 또 하나의 문이 생겨나고 있다. 삼성그룹은 올해 공채부터 지원서 접수 때 반드시 영어회화 평가인 오픽(OPIc)이나 토익 스피킹 테스트의 성적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는 영어 성적을 제출하지 않은 경우 자체적으로 영화 말하기 시험을 치렀다. 씨제이(CJ)그룹도 올해부터 서류 전형과 1차 면접을 통과한 지원자에게 영어 말하기 시험 성적표 제출을 의무화했다. 이외에도 에스케이(SK)그룹, 두산그룹 등 많은 대기업이 영어 말하기 시험을 활용하고 있다.
■ ‘영어 말하기’ 도입 확산 영어회화 면접을 따로 진행했던 기업들이 영어 말하기 시험 성적을 전형에 반영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조사를 보면, 대기업의 31.1%가 영어 말하기 시험 성적을 도입했다. 삼성그룹 김용국 차장은 “오픽이나 토익 스피킹의 성적표를 받으면 객관적인 성적 검증은 물론 전형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토익 등 공인 어학시험들의 변별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도 영어 말하기 점검의 확산을 거들고 있다. 토익 고득점자라도 실제 영어로 높은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기존 어학시험의 변별력이 낮아지고 있어 이를 보완하려고 영어 면접을 도입하지만 객관적이고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런 이유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어 말하기 시험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어떤 것으로 대비할까? 현재 영어 말하기 시험은 토익 스피킹 테스트, 오픽, 지텔프 스피킹 테스트(GST), 이에스피티(ESPT) 등 다양하다. 이들 시험 가운데 기업들은 일부 시험만을 지정해 입사 전형에 반영하고 있다. 삼성그룹과 씨제이그룹은 토익 스피킹 테스트와 오픽만을 인정한다. 에스케이그룹은 서류 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다시 한번 지텔프 스피킹 테스트를 치르게 하고 있다. 구직자들은 입사 희망 기업의 전형에 맞춰 영어 말하기 시험을 준비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구직자들은 취업 경비가 늘어났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대학교 4학년인 최아무개(25)씨는 “삼성에 입사하려면 토익 스피킹이나 오픽의 성적이 꼭 필요해 시험비용으로 6만~7만원을 내야 한다”며 “다른 기업에도 지원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시험을 준비해야 돼 그만큼 경비가 추가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 좋은 성적 비결은? 영어 말하기 시험의 주관 기관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말하기는 언어구사의 종합적인 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특별한 지름길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말하기 테스트도 일정한 유형이 있어 이를 알고 시험을 치를 경우 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재빨리 의견을 정리하고, 이를 조리 있게 설명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하다. 또 일상생활과 신상에 대해서는 미리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시험문제로 자신 또는 주변 상황 등을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어제 가족과 어디 가서 무슨 일을 했는가’, ‘가장 최근 본 영화는 무엇이고 영화를 보기 전엔 무엇을 했는가’ 등이다. 여기에 문제를 제대로 못 들었거나, 꼭 맞는 답변이 생각나지 않더라도 자신 있게 대답하는 게 좋은 성적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얼버무리는 대신 간결하고 일관된 내용을 큰 소리로 또박또박 얘기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에스피티의 주관사인 에듀박스의 강현모 이사는 “시험을 치르기 전 평가 프로그램의 이용 방법을 정확히 알아야 하며, 답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말고 최소한의 답변이라도 하는 게 점수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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