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사정 어려워서 이것밖에 못준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 이것밖에 못 주겠습니다.”
직장인이 연봉 협상에서 인사담당자한테서 이런 말을 듣는다면 한번쯤 진심을 의심해 봐야 할 듯하다. 사실은 연봉을 깎거나 동결하기 위한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인사담당자 479명을 대상으로 연봉 협상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여 17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세 명 가운데 한 명(33.8%)은 연봉 협상에서 ‘거짓말을 해봤다’고 답했다.
가장 흔히 하는 거짓말(복수응답)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 현재 이것밖에 못 준다’(39.5%)를 꼽았다. 이어 ‘내년에 회사 사정이 좋아지면 더 많이 주겠다’(32.7%), ‘동종 업계에서 우리 회사가 많이 주는 편이다’(25.3%) 등이었다. 그 이유는 ‘회사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거나’, ‘상대방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라는 답이 주를 이뤘다.
협상 파트너인 직장인도 연봉을 올리기 위해 비슷한 정도의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1686명을 대상으로 한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37.8%가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직장인이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복수응답)은 뭘까? ‘업무량에 비해 연봉이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가 39.9%로 가장 많았다. 반면 ‘돈 때문에 일하는 게 아닌 만큼 이 정도 연봉도 충분합니다’(27.3%)라는 겸손한 멘트도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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