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일자리 기상도
영어 말하기 평가에 직군별 면접 등 확산 예고
기업별 맞춤전략 세워 비공개·수시채용 노릴만 출발은 산뜻했지만 끝은 좋지 않았다. 올해 초반 취업 시장은 기분 좋은 상승세로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끝없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당연히 내년 취업 전망이 밝지는 않다. 그러나 올해 취업 흐름을 잘 분석해보면 길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 올해 취업 시장 결산 주요 그룹의 상당수는 경제위기로 어수선한 하반기에도 예정대로 공채를 진행했다. 엘지그룹은 대졸 신입사원 하반기 채용에서 애초 계획보다 500명 늘어난 2900명을 뽑았다. 삼성그룹도 공채를 통해 4000여명을 채용했으며, 에스케이, 금호아시아나, 롯데, 한화, 동부 등도 하반기 공채를 진행했다. 그러나 매출액 500대 기업을 기준으로 올해 전체 채용 인원은 애초 예상치 3만여명보다 줄어든 2만9천여명에 그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공고를 낸 뒤 채용을 취소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한일건설, 남광토건 등은 채용 공고를 내고 서류만 받은 뒤 취소해 구직자들의 원성을 샀다. 금융권에서도 한 증권사가 합격 통보 후 채용을 취소하는 등 한파가 불어닥쳤다. 이 때문에 많은 구직자가 합격 통보를 받았음에도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한 대기업에 취업한 김아무개씨는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연수원에 들어갈 때까지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채용도 위축됐다. 취업 포털 커리어(www.career.co.kr)의 조사 결과 중소기업 채용은 기업당 5.7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9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내년 기상도와 대비책은 내년 채용시장 전망도 아주 어두울 것으로 예상된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때문에 대기업들도 투자에 몸을 사리고 있어 예년보다 많은 규모의 공채를 진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체감경기지수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나쁜 중견·중소기업들은 채용문을 굳게 닫을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정부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주문으로 신규 채용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이미 국민건강보험공단·교통안전공단·기술보증기금·대한석탄공사·대한주택공사·대한주택보증·한국공항공사·환경관리공단·한국지역난방공사·한국전기안전공사 등 10곳의 공기업은 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비좁아지는 취업문을 뚫기 위해 구직자들이 올해의 트렌드를 잘 읽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우선 올해 취업시장의 특징으로 커리어는 △영어 말하기 능력 평가기준 강화 △직군별 면접방식 확산 등을 꼽았다. 예를 들어 삼성그룹은 올해부터 영어 필기시험뿐만 아니라 말하기 등급을 응시자격에 추가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씨제이도 영어 회화 능력을 중요한 척도로 삼았다. 또 한독약품의 경우 영업 부문은 집단토론과 프레젠테이션 테스트를, 기타 부문은 심층면접과 영어 테스트 등을 채택하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이처럼 분야별 맞춤 면접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흐름 분석과 더불어 입사 희망 기업에 대한 연구도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지에스홈쇼핑 인사담당자는 홈쇼핑 형식을 빌려 ‘나를 판매한다’는 콘셉트로 자기를 소개한 지원자를 최고 사례로 꼽았다. 오리온 인사담당자도 ‘저는 초코파이처럼 정이 많으며, 고소미처럼 고소한 면도 갖고 있다’고 소개한 구직자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기태 커리어 대표는 “채용 동향이 어두울수록 공채보다는 사원추천제나 학교 추천, 인재검색과 같은 비공개 채용이나 상시, 수시 채용을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기업별 맞춤식 취업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기업별 맞춤전략 세워 비공개·수시채용 노릴만 출발은 산뜻했지만 끝은 좋지 않았다. 올해 초반 취업 시장은 기분 좋은 상승세로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끝없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당연히 내년 취업 전망이 밝지는 않다. 그러나 올해 취업 흐름을 잘 분석해보면 길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 올해 취업 시장 결산 주요 그룹의 상당수는 경제위기로 어수선한 하반기에도 예정대로 공채를 진행했다. 엘지그룹은 대졸 신입사원 하반기 채용에서 애초 계획보다 500명 늘어난 2900명을 뽑았다. 삼성그룹도 공채를 통해 4000여명을 채용했으며, 에스케이, 금호아시아나, 롯데, 한화, 동부 등도 하반기 공채를 진행했다. 그러나 매출액 500대 기업을 기준으로 올해 전체 채용 인원은 애초 예상치 3만여명보다 줄어든 2만9천여명에 그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공고를 낸 뒤 채용을 취소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한일건설, 남광토건 등은 채용 공고를 내고 서류만 받은 뒤 취소해 구직자들의 원성을 샀다. 금융권에서도 한 증권사가 합격 통보 후 채용을 취소하는 등 한파가 불어닥쳤다. 이 때문에 많은 구직자가 합격 통보를 받았음에도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한 대기업에 취업한 김아무개씨는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연수원에 들어갈 때까지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채용도 위축됐다. 취업 포털 커리어(www.career.co.kr)의 조사 결과 중소기업 채용은 기업당 5.7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1.9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내년 기상도와 대비책은 내년 채용시장 전망도 아주 어두울 것으로 예상된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때문에 대기업들도 투자에 몸을 사리고 있어 예년보다 많은 규모의 공채를 진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체감경기지수가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나쁜 중견·중소기업들은 채용문을 굳게 닫을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정부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주문으로 신규 채용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이미 국민건강보험공단·교통안전공단·기술보증기금·대한석탄공사·대한주택공사·대한주택보증·한국공항공사·환경관리공단·한국지역난방공사·한국전기안전공사 등 10곳의 공기업은 채용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비좁아지는 취업문을 뚫기 위해 구직자들이 올해의 트렌드를 잘 읽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우선 올해 취업시장의 특징으로 커리어는 △영어 말하기 능력 평가기준 강화 △직군별 면접방식 확산 등을 꼽았다. 예를 들어 삼성그룹은 올해부터 영어 필기시험뿐만 아니라 말하기 등급을 응시자격에 추가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씨제이도 영어 회화 능력을 중요한 척도로 삼았다. 또 한독약품의 경우 영업 부문은 집단토론과 프레젠테이션 테스트를, 기타 부문은 심층면접과 영어 테스트 등을 채택하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이처럼 분야별 맞춤 면접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흐름 분석과 더불어 입사 희망 기업에 대한 연구도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지에스홈쇼핑 인사담당자는 홈쇼핑 형식을 빌려 ‘나를 판매한다’는 콘셉트로 자기를 소개한 지원자를 최고 사례로 꼽았다. 오리온 인사담당자도 ‘저는 초코파이처럼 정이 많으며, 고소미처럼 고소한 면도 갖고 있다’고 소개한 구직자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기태 커리어 대표는 “채용 동향이 어두울수록 공채보다는 사원추천제나 학교 추천, 인재검색과 같은 비공개 채용이나 상시, 수시 채용을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기업별 맞춤식 취업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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