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사원님들 개성대로 가세요”
기업들, 2주 집중휴가·테마여행 등 다양하게 운영
비용도 일부 지원…고참급사원 재충전 기회 늘어
비용도 일부 지원…고참급사원 재충전 기회 늘어
다양한 휴가제도와 휴가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회사의 조업조건, 연월차를 제때 쓰지 못하는 직원들의 현실 등을 고려해 일정기간을 정해놓고 집중적으로 휴가를 보내는가 하면, 재충전을 위해 다양한 테마 휴가를 지원하는 사례가 많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폭염 탓에 야외작업이 힘든 한여름에 16일을 한꺼번에 쉬는 집중휴가제를 시행한다. 상반기 중 토요일과 공휴일에 조업을 하는 대신 다음달 2일부터 17일까지 휴가를 몰아 쓰는 방식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젊은 사원들의 경우 평소 꿈꾸던 외국 배낭여행에 나서는 등 2주간 휴가를 잘 활용하는 편”이라며 “그러나 장기휴가가 익숙지 않은 40~50대들은 한 주 쉬고 한 주는 특근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현대·기아자동차 공장의 노동자들도 지난 28일부터 일제히 5일간의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공장과 함께 돌아가는 본사의 구매, 연구개발 등 부서 임직원들도 휴가기간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현대·기아차는 이밖에도 상·하반기에 각각 한차례씩 4~5일간 쉬는 ‘가족사랑 휴가’를, 연월차 한도 안에서 한달에 하루나 이틀 꼴로 ‘리플레시 휴가’를 주고 있다. 지에스칼텍스 직원들은 연월차와 4일간의 여름휴가를 합쳐 최대 2주간 쉴 수 있다. 공장의 경우 4조3교대 방식으로 돌아가는데, 휴식조에 속한 사람들이 휴가를 가는 방식이다.
톡톡 튀는 휴가제도를 가진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제일기획은 오지탐험, 단기연수, 세대연구 등 각자 경험하고 싶은 테마를 골라 짧게는 2주, 길게는 2개월까지 휴가를 떠나는 ‘아이디어 휴가제’를 운영하고 있다. 신입 직원부터 사장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자신의 연월차 휴가일수를 묶어 쉴 수 있는데, 남미·아프리카 등 오지체험에 나서는 사례도 많다는 게 회사 쪽의 설명이다. 현대제철은 직원들끼리 여행팀을 구성하면 매달 1~2개 팀을 선발해 외국여행 비용과 여행자 보험을 지원해준다. 보통 4명 단위로 팀을 꾸리고 올해는 5개팀이 지원을 받게 된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7~8월 같은 공식적인 휴가철은 물론 연중 아무 때나 고참급 사원들에게 재충전의 시간을 주는 기업들도 있다. 린나이코리아는 20년 근속인 경우 3주간의 재충전 휴가와 휴가비 200만원을, 10년 근속 직원에게는 2주간의 휴가와 50만원을 준다. 외국계 광고회사인 티비더블유에이(TBWA)는 9년 이상 고참 직원을 대상으로 4년에 한번씩 200만원의 휴가비를 지원하고, 에스케이텔레콤은 10년 근속 직원에게 1~3개월의 재충전 휴가기간을 준다. 또 네오위즈는 만 3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게 한달 무급휴가와 10일의 유급휴가 중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은 3년 근속자에게 10일간의 장기휴가와 월급여의 40% 정도에 해당하는 휴가비를 제공한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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