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들이 구인광고판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부산/김봉규 기자 <A href="mailto:bong9@hani.co.kr">bong9@hani.co.kr</A> 지난해 9월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들이 구인광고판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부산/김봉규 기자 <A href="mailto:bong9@hani.co.kr">bong9@hani.co.kr</A>](http://img.hani.co.kr/imgdb/resize/2008/0611/01711339_20080611.jpg)
지난해 9월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취업박람회에서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들이 구인광고판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부산/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33개기업 조사…애초 계획보다 15.6% 줄여
유통·자동차쪽 특히 부진…하반기도 불투명
유통·자동차쪽 특히 부진…하반기도 불투명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현 정권의 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투자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상반기도 애초 계획 인원에 못 미치지만 하반기 채용 인원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외국계 전자업체 ㄱ사 인사부장)
“고유가·고물가 탓에 내수기업들이 아우성인 상황 아닌가. 인사 파트도 회사의 경영전략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올 초에는 내수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상반기 채용을 예년보다 늘렸지만, 하반기 채용은 좀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유통업체 ㄴ사 인사담당자)
올해 상반기 대졸 신규 인력 채용을 마친 국내 주요 대기업 2곳 중 1곳은 애초 계획보다 적은 수의 신입·경력사원을 뽑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영화나 구조조정 가능성이 거론되는 대다수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아예 채용 계획을 백지화한 가운데, 민간기업의 채용 시장까지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10일 <한겨레>와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jobkorea.co.kr)가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올해 상반기 채용 계획과 실제 채용 인원을 공개한 3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들의 채용 규모는 1849명으로 애초 예정(2191명)의 84.4%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대상 기업 중 48.5%가 ‘실제 채용 인원이 계획 인원보다 적다’고 답했으며, 예정대로 신규 인력을 뽑았다는 응답과 계획 인원을 초과해 채용했다는 응답은 각각 27.3%와 24.2%였다.
업종별로는 유통·자동차·해운·전기전자 등에서 대졸 신규 인력 채용이 계획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430명을 채용할 계획이었던 유통업종 4개사는 190명을 뽑는 데 그쳐 채용 규모가 애초 계획의 44%밖에 되지 않았다. 자동차·해운업종 5개사는 연초에 110명을 뽑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론 50명을 채용했다. 전기전자는 675명을 뽑을 예정이었으나 실제 553명을 뽑았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운송·항만 등 분야의 기업들은 고유가로 수익 창출이 힘들어졌다”며 “우리 회사도 연초엔 상반기 40명을 뽑기로 했는데, 공채를 아예 하반기로 미룬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건비를 절약하려고 채용 시기를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 고유가 등으로 촉발된 내수 침체는 인터넷 쇼핑이나 백화점 쪽 매출 감소로 나타나 해당 분야의 채용 전망에도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아이티 업종도 예외는 아니다. 시스템통합(SI) 업체인 ㄷ사의 인사팀장은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지난해보다 20% 정도 줄일 계획”이라며 “일단 여름방학 대학생 인턴십 채용 규모도 비슷한 비율로 줄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건설업과 제조업은 올해 상반기에 계획했던 인원보다 더 많은 인력을 충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설업 9개사는 올 상반기 615명 채용을 예상했지만, 실제 채용된 인원은 698명으로 채용 규모가 83명(13.5%) 늘었다. 제조업은 올 상반기에 153명을 충원해 계획한 인원(136명)보다 많았다. ㄹ건설의 인사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플랜트 사업 부문이 활성화되면서 경력사원 채용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며 “신입사원은 계획인원이 80명이었는데 입사 포기자와 중복 합격 인원 10~20명을 고려해 120명 정도를 뽑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화수 잡코리아 사장은 “매출액 기준으로 대형 기업들은 계획한 인원만큼 신규 인력을 충원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밖의 기업은 경기 상황에 영향을 받아 계획한 인원을 충원하지 못하고 신규 인력 채용 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오지 않아 채용 규모를 줄였거나, 입사를 중도에 포기한 사람이 생겨 계획된 인원을 뽑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주요 기업 33개사 2008년 상반기 채용인원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 인원 달성 여부 설문결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