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직장·취업

삼성증권, 브라질 국채 판매 위법 논란

등록 2008-05-04 22:55

금감원, 발행자 유가증권신고서 미제출 조사 나서
일반투자자에 수천억 판매 드러나면 백억대 과징금
국내 최초로 브라질 국채를 팔았던 삼성증권이 증권거래법 위반 등으로 수백억원 대의 과징금 조처를 받게 될 위험에 빠졌다. 이미 발행된 채권을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채권 발행자의 유가증권신고서가 금융감독 당국에 제출됐어야 하지만,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브라질 국채 판매 과정에서 위법 사실이 없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삼성증권에게 현황을 분석할 수 있는 자료 제출을 최근 요청했다”며 “자료를 제출받는 대로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지난 2월 중순부터 브라질 국채를 다량 매입해 국내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2월말부터 판매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수천억원 이상이 판매됐다”며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브라질 채권 수익률이 10%를 넘다보니 수요가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주로 프라이빗 뱅커(PB) 채널을 통해 이 국채를 판매했으며. 판매 초기엔 1억5천만원 단위로 팔았으나 최근 들어선 1억2천만원 단위로 소폭 하향 조정해 판매하고 있다. 판매 단위가 높은 만큼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자산가들이 주된 수요층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증권거래법 하위 규정을 보면, 국내 증권사가 이미 발행된 채권을 개인투자자에게 팔 경우엔 채권 발행자(브라질 국채의 경우 브라질 정부)로 하여금 유가증권 신고서를 금융감독 당국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또 국채 판매자는 발행자에게 신고를 요청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판매자에게 책임을 물리고 있다.

신고서엔 또한 투자 위험도 등 채권 발행자와 관련된 정보를 담아야 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다. 단, 판매 채권 규모가 20억원 미만이거나, 판매 권유를 받거나 실제 구입한 투자자가 50인 미만이면 신고의무는 면제된다. 삼성증권의 경우엔 판매 금액이 이미 1천억원대를 넘어섰고, 소수의 기관투자자가 아니라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만큼 증권거래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크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감원의 현황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한다”고 전제한 뒤, “실제로 수천억원 어치의 채권을 (삼성증권이) 일반 투자자에게 팔았다면 과징금 규모가 어림잡아 백억원 대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행 법 자체가 너무 경직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삼성증권이 브라질 국채를 판매하기 위해선 결국엔 채권 발행자인 브라질 정부가 국내 금융감독당국에 유가증권 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내년 2월에 시행되는 자본시장통합법에서는 해외채권의 국내 판매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최근에 브라질 채권을 팔기 시작한 동양종합증권은 ‘매출’을 일으킨 삼성증권과는 달리 ‘단순 중개’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삼성증권은 브라질에서 국채를 일정량 사와 국내 투자자에게 팔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반면 동양증권은 먼저 고객들로부터 돈을 받아 브라질 국채를 매입해주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형식으로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