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취업자 증가 폭 둔화
일각 “정부 일자리 감소 논리 줘”
일각 “정부 일자리 감소 논리 줘”
앞으로는 한해 동안 늘어나는 취업자 수가 20만명을 크게 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일 ‘최근의 취업자 증가세 둔화에 대한 분석’이란 자료에서, 인구구조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생산가능인구(15살 이상) 증가율과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아지는 구조적 요인 때문에 향후 연간 취업자 수 증가세가 20만명을 크게 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3월 중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8만4천명 늘어나는 데 그치는 등 최근 취업자 수 증가세가 한층 떨어지고 있는 것은, 이런 구조적 요인에다 경기둔화가 서비스업, 임시·일용직을 중심으로 고용 상황을 더욱 위축시킨 탓이라고 풀이했다.
연구원은 지난해 고용률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요인만 보면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 22만명에서 2012년에는 15만명 안팎으로 빠르게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구구조 고령화는 고용률이 높은 핵심근로 연령대의 인구를 감소시키고 고용률이 낮은 고령층의 인구를 증가시켜 전체 취업자 수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그동안 일자리가 연간 24만~25만개 정도는 늘어야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인구를 소화할 수 있다고 해왔는데, 연구원의 이런 진단은 앞으로는 일자리가 그렇게까지 늘지 않아도 현재의 고용률은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정부는 애초 올해 일자리 창출 목표를 35만개로 제시했는데, 일각에선 정부가 현실적으로 달성이 거의 불가능한 이 목표에서 물러서기 위한 이론적 근거를 국책 연구원을 통해 제시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던지기도 했다.
한편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소비 부진을 완화하는 정책으로 고용 위축 현상을 완충할 수는 있으나 인구구조 변화를 감안하지 않고 고용 수준을 높이려다가는 고용 증가보다 임금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병수 선임기자 byung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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