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주간교대로 전환안 곧 제시 … 회사쪽선 부정적
현대자동차 노조가 내년 1월부터 새 근무형태로 시행되는 ‘주간 연속 2교대(밤샘근무 폐지)’의 구체 방안을 확정해 회사 쪽에 곧 통보할 예정이어서 노사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면 40여년 동안 이어진 ‘주야 맞교대와 밤샘 근무’가 사라져 다른 완성차 회사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지난 25일 경남 의령군 경남사회진흥연수원에서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내년 1월부터 근무기간을 하루 10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여, 심야근무(밤 12시~다음날 새벽 6시40분)를 없애는 구체안을 노조 협상안으로 확정했다. 이런 근무형태가 시행되면 오전반은 아침 6시40분~오후 3시20분, 오후반은 오후 3시20분~밤 12시 일하고 1~2주마다 오전·오후반을 바꾼다. 이에 앞서 2005년 노사는 주간 연속 2교대를 2009년부터 시행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최근 소식지에서 ‘독일 수면의학회에 따르면 주야 맞교대 하는 노동자가 주간 고정 노동자보다 수명이 13년 짧다’며 노동자 건강권을 강조했다.
현대차의 주간 2교대 근무형태는 회사 주변의 서비스업체들은 물론이고 사내외 하청업체와 부품회사들의 근무형태까지 바꿀 것으로 예상돼 지역사회와 관련 업체들 사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의 맏형 현대자동차가 주간 2교대로 바뀌면 기아·지엠대우·쌍용 자동차도 심야노동 폐지를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노사는 새 근무형태로 생길 임금체계와 생산물량 대체확보 문제에서 가장 큰 이견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근무시간이 하루 10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어들지만 임금은 10시간 기준으로 지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현재 급여체계를 시급제에서 월급제로 바꾸는 것을 뜻한다. 이에 대해 회사는 30% 가량의 임금상승 효과를 가져온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회사 쪽은 연간 8천억원의 임금이 추가 지급될 것으로 추정한다.
현대차 노조 쪽의 한 노사전문위원은 “노사가 임금과 대체 물량생산에 큰 이견을 보여 난항이 예상되지만 국내 자동차산업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 노사가 끈기를 갖고 상생의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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