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취업자 수 증가 추이
전년동월 견줘 3월 0.8% ↑ 그쳐 …9달째 내리막
20~30대·일용직 일자리 급감…“성장둔화 우려”
20~30대·일용직 일자리 급감…“성장둔화 우려”
지난 3월 취업자 수가 작년 같은달보다 18만4천명 늘어나는 데 그쳐, 고용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부진은 가계의 소득 감소로 이어져 내수경기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330만5천명으로 지난해 같은달에 견줘 18만4천명(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3월 취업자 증가폭은 2005년 2월(8만명) 이후 37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으로, 지난해 6월(31만5천명) 이후 9개월 내리 줄어든 것이다.
고용사정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려면 최소한 일자리 25만곳이 늘어나야 한다. 정부는 올해 35만곳 창출을 목표로 삼고 있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여 정부의 일자리 창출 목표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3월 산업생산이 비교적 활발했음에도 일자리 창출이 이렇게 부진했던 것은 기업들이 경기후퇴에 대비해 벌써부터 신규고용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20대 취업자 수는 지난해 동월대비 8만7천명 줄어 20대 인구 감소를 고려해도 1만7천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 가운데서도 남자 취업자가 6만8천명 줄었다. 반면, 20대가 많이 포함된 취업 준비자는 작년보다 8만7천명 늘었다. 기획재정부는 “기업들이 앞으로 경기둔화에 대비해 신규 채용을 자제하는 등 사전적 대응으로 고용여건이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며 “고용지표 악화가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활동 등을 중심으로 성장세 둔화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산업별로는 농림어업 분야에서 취업자 감소(5만8천명)가 두드러졌고, 도소매·음식숙박업(4만4천명), 건설업(3만5천명) 등에서도 취업자가 많이 줄었다. 반면, 보건·사회복지업(10만2천명)을 포함한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32만1천명)이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임금 근로자의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임시 근로자가 급감한 것도 눈에 띈다. 임금 근로자 가운데 상용 근로자는 46만6천명 늘어난 반면, 임시 근로자와 일용 근로자는 각각 16만5천명, 3만9천명 줄었다. 김진규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경기가 나빠지자 임시·일용직부터 일자리를 잃는 경향이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비정규직법 시행으로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돼 임시·일용직 감소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3월 실업률은 3.4%로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떨어졌다. 실업률 하락은 작년보다 42만명 늘어난 15살 인구 가운데 26만6천여명이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 비경제활동 인구로 빠져나가고 경제활동 인구는 15만4천명 증가에 그친 탓이다. 비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그냥 쉬었다’고 대답한 사람은 131만6천명으로 4만7천명(3.7%) 늘었는데, 특히 30대(11.8%)와 20대(10.1%)에서 증가율이 높았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