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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실적 호조·체질 변화…‘엘지 르네상스’ 연다

등록 2008-03-25 19:22수정 2008-03-25 19:23

창립 50돌 맞는 엘지전자
창립 50돌 맞는 엘지전자
창립 50돌 맞는 엘지전자
본사 40% 인원 재배치…증시 불안 속 한달새 20% 상승
아직 세계 기업 대열엔 못들어…“변화 속도 유지해야”

‘엘지 르네상스는 시작됐다.’

최근 삼성증권이 내놓은 엘지에 대한 기업분석 보고서의 제목이다. 일단 자회사의 실적 호조가 견인차다. 환율 급등과 같은 외부 조건도 유리하다. 하지만 이런 가시적 수치보다 주목되는 건 ‘조직 내부의 체질 변화’다. 27일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엘지전자에도 이런 변화의 바람은 거세다.

지난해 상반기 엘지전자는 본사 인원을 40% 가까이 줄여 일선 영업 등에 재배치했다. 최근 재조사 결과 본사인원은 10명이 더 줄어있었다. 엘지전자의 한 임원은 “조직이라는 게 슬금슬금 인원이 늘어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사람들이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엘지전자의 역사는 국내 가전업계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58년 탄생한 금성사는 59년 첫 국산 라디오, 66년 첫 흑백 티브이를 내놓으며 ‘국내 최초’를 경신해왔다. 지난 93년 이후 ‘노사관계’ 대신 ‘노경관계’라는 수평적 개념을 도입하고 90년 이래 19년 연속 무분규 임금교섭 타결을 이뤄왔다. 하지만 이런 ‘인화’를 내세운 엘지나 엘지전자의 기업문화가 체계적이지 못하고 굼뜨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창립이 훨씬 늦은 삼성전자에 비해서도 한참 뒤쳐졌다. 최근 1년의 변화에 눈길이 가는 건 이 때문이다.

한 임원은 최근 노트북 폭발사건 때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전 같으면 홍보팀과 담당팀 정도 일이었다. 그런데 에어컨팀에서도 소비자 불만에 대응했던 사례를 즉각 알려주며 도움을 주더라. 한달에 한번 임원회의를 하면 몇개 팀이 나와 ‘모범사례’ 발표회를 하는데 이런 자리들이 경계를 허물어뜨리고 있다.” 외국인 임원 영입도 조금씩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차장급의 한 간부는 “처음엔 젊은 임원들에 대해 부장급들이 불만도 있고 불안해했다. 하지만 이젠 젊은 사람들이 더 긴장한다. 어떻게 해야 더 자기계발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요즘은 영입 임원들과 치열하게 토론도 벌인다”고 전했다. 나이든 임원들은 다시 영어회화책을 붙잡았다.

최근 남용 엘지전자 부회장은 “나쁜 이익은 독이 된다”며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분위기에 경고음을 울리고 나섰다. 거꾸로 그만큼 외부의 평가가 후하다는 이야기다. 엘지전자는 급락장에서도 최근 한달새 20% 가까이 주가가 상승했다. 삼성증권은 △상장 자회사의 주가상승 △브랜드로열티 수익추정 상향 등을 배경으로 지주회사 엘지의 목표주가를 10만1천원에서 10만8천원으로 올렸다.


리스크는 아직 크다. 삼성증권의 송준덕 팀장은 “엘지그룹의 한 축인 통신 부문이 에스케이와 케이티에 밀려 한계에 부딪쳤고 소비재 부문에서도 세계적인 기업에 못미치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익의 상당부분이 환율에 좌우되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그는 “로컬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완전히 도약하기 위해선 브랜드나 매니지먼트, 의식수준까지 바뀌어야 하는데 엘지는 착실히 그 이행과정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엘지전자, 나아가 엘지그룹의 ‘르네상스’는 불붙기 시작한 변화의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데 달려있는 셈이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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