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인종차별 심했던 미국서 태동
외국 노동자·현지 소비자 만족에 ‘필수’
외국 노동자·현지 소비자 만족에 ‘필수’
‘다양성 경영’이란 개념은 1960년대 미국에서 처음 태동했다. 당시는 흑인차별에 대한 저항이 거셌고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막대한 시기였다.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인종, 민족, 종교, 국적 등이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나라인데다, 인종차별을 비롯해 차별에 민감한 사회이기도 하다.
특히 1990년대 들어 인권과 평등 의식이 높아지면서 굴지의 대기업들이 인종차별 소송으로 거액의 피해보상금을 지불하게 되자, 다양성 존중과 화합의 조직문화가 경영기법 차원에서 도입되기 시작했다.
지난 2000년 코카콜라의 전직 흑인 직원 4명이 ‘백인 직원보다 낮은 임금을 주는 등 불공평한 대우를 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걸었다. 회사는 결국 피해보상금으로 1억9200만 달러를 지불하고, 인종차별이 재발하지 않도록 특별 감시기구를 설립하는 데 합의해야 했다.
이에 앞서 1997년 미국의 대형 석유회사인 텍사코도 1억7500만 달러의 비용을 치른 인종차별 소송 이후 엄격한 다양성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육 프로그램 수강을 의무화하고 의사소통 기술과 상대방에 대한 감수성 개발 방법 등을 학습시키고 있다.
기업 환경이 세계화하면서 다양성 이슈는 특히 글로벌 기업들에게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외국 현지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현지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와 욕구를 충족하는 맞춤형 상품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승준 백석대 경상학부 교수는 “글로벌 조직은 각 지역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해 상품 및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함으로써 문화적 차이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국가 전체의 인구구조의 다양성과 기업내 인력구조의 다양성이 일치해야 다양성이 존중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국내 기업의 다양성 인식은 아직 초보단계”라며 “기업이 다양성 경영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결국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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