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 아이티서포터로 활동 중인 김기환(왼쪽에서 두번째)·장현주(세번째 뒤)씨가 경기도 과천시 문원동 꿈나무아동센터 공부방을 찾은 어린이들에게 컴퓨터 사용법과 인터넷 이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케이티 제공
[신바람 일터 만들기 1부] ⑦사회공헌활동
회사 밖 자원봉사 활동이 업무 매너리즘 극복 기회로
KT도 ‘IT 서포터’ 운영으로 ‘공기업 타성’ 난제 풀어 지난 1월 중순 케이티(KT) 반포지점 소속의 ‘아이티(IT)서포터’ 3명이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 컴퓨터 사용법과 인터넷 이용법을 가르쳐주기 위해 경기도 과천시 문원동에 있는 한 청소년 공부방으로 향했다. 다들 소풍 길에 오른 어린이처럼 신이 나 있다. 장현주(37)씨는 콧노래까지 흥얼거렸다. “오늘은 어떤 애들을 만날까 생각하니 괜히 흥분되네요.” 케이티에서 13년째 일하고 있는 장씨의 ‘속세’ 직급은 과장이다. 직장인으로서 권태감도 들고,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할 시기다. 가끔씩은 출근하기가 죽는 것보다 싫어질 때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장씨는 자신도 모르게 많이 달라져 있음을 느낀다. 장씨는 “아이티서포터즈로 활동할 기회를 얻어면서 요즘 출근 길이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저라고 다르겠어요. 매너리즘에 빠져 고객을 대하는 게 귀찮고 짜증날 때도 많았죠. 지금은 달라졌지만.” 장씨는 이 날도 밤 9시 가까이 돼서야 서포터즈 활동을 끝냈다. 그럼에도 그의 얼굴에서는 피곤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케이티는 사회공헌 활동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부터 ‘아이티서포터즈’를 운영하고 있다. 해마다 부장급 이하 직원 400여명을 ‘아이티서포터’로 발령을 내, 1년 동안 국민의 컴퓨터 사용과 인터넷 이용을 돕는 일에 전념하게 한다. 아이티서포터즈 운영 아이디어를 직접 낸 남중수 케이티 사장은 “케이티가 100년 넘게 정보통신 사업을 하면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국민들에게 돌려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티의 아이티서포터즈는 ‘지식기부’라는 새로운 기부 문화가 만들어지고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케이티 내부에서는 이보다 더 큰 성과가 일어나고 있다. 일터로써의 케이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공기업 시절의 행태를 버리지 못하거나 타성에 젖어있던 직원들도 아이티서포터 활동을 통해 보람을 되찾고 고객과 눈높이를 맞추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지난해 활동한 아이티서포터 1기 가운데 378명이 파트타임으로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자원해, 지금은 800여명으로 늘어난 상태이다. 1기 출신의 오상근 아이티서포터는 “오히려 회사가 고맙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거듭나는 부분은 기대 밖의 성과이다. 2002년 민영화 이후 ‘공기업 물’을 빼기 위해 애써 온 케이티 경영진 쪽에서 보면 어떤 것보다 가치있는 성과이다. 장현주씨는 “말이 사회공헌이지, 실제로는 내가 인간적으로 성장하고, 서비스 사업을 하는 케이티 직원으로서 고객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방법을 배우는 게 더 큰 성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로 18년째 케이티에 근무하는 김기환 아이티서포터는 “전 날 아무리 술을 많이 먹어도 아침 일찍 눈이 떠지고, 출근 길에 만나는 사람들마다 인사를 건네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사회공헌 욕구를 충족시켜주면 일터에 신바람이 인다는 사실은 다른 기업들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임직원들이 봉사활동에 나서겠다고 하면 근무시간까지 빼주고 비용까지 지원한다.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 때도 400여명이 평일 근무시간에 기름 제거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이 업체의 조정아 매니저는 “대부분 ‘이런 봉사활동거리 있는데 갈 사람 손들어’ 하는 방식으로 신청을 받아 떠난다”며 “많은 직원들이 봉사활동 참여 기회를 주는 것을 특별 보너스를 주는 것보다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에이치에스비씨(HSBC)은행 임직원들은 ‘함사’(함께 하는 사람들)란 봉사활동 모임을 만들어 지역사회를 돕고 있다. 바자회와 모금 등을 통해 기금을 마련해 희귀병 어린이 치료를 돕고, 밥 굶는 청소년들을 돌보고 있다. 농촌봉사 활동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케이티도 애초 3년으로 잡았던 아이티서포터즈 활동을 지금과 같은 규모로 계속 유지하고, 아이티서포터 출신들의 파트타임 활동을 적극 보장하기로 했다. 박인순 케이티 과장은 “전 임직원의 아이티서포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KT도 ‘IT 서포터’ 운영으로 ‘공기업 타성’ 난제 풀어 지난 1월 중순 케이티(KT) 반포지점 소속의 ‘아이티(IT)서포터’ 3명이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 컴퓨터 사용법과 인터넷 이용법을 가르쳐주기 위해 경기도 과천시 문원동에 있는 한 청소년 공부방으로 향했다. 다들 소풍 길에 오른 어린이처럼 신이 나 있다. 장현주(37)씨는 콧노래까지 흥얼거렸다. “오늘은 어떤 애들을 만날까 생각하니 괜히 흥분되네요.” 케이티에서 13년째 일하고 있는 장씨의 ‘속세’ 직급은 과장이다. 직장인으로서 권태감도 들고,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할 시기다. 가끔씩은 출근하기가 죽는 것보다 싫어질 때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장씨는 자신도 모르게 많이 달라져 있음을 느낀다. 장씨는 “아이티서포터즈로 활동할 기회를 얻어면서 요즘 출근 길이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저라고 다르겠어요. 매너리즘에 빠져 고객을 대하는 게 귀찮고 짜증날 때도 많았죠. 지금은 달라졌지만.” 장씨는 이 날도 밤 9시 가까이 돼서야 서포터즈 활동을 끝냈다. 그럼에도 그의 얼굴에서는 피곤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케이티는 사회공헌 활동 가운데 하나로 지난해부터 ‘아이티서포터즈’를 운영하고 있다. 해마다 부장급 이하 직원 400여명을 ‘아이티서포터’로 발령을 내, 1년 동안 국민의 컴퓨터 사용과 인터넷 이용을 돕는 일에 전념하게 한다. 아이티서포터즈 운영 아이디어를 직접 낸 남중수 케이티 사장은 “케이티가 100년 넘게 정보통신 사업을 하면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국민들에게 돌려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티의 아이티서포터즈는 ‘지식기부’라는 새로운 기부 문화가 만들어지고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케이티 내부에서는 이보다 더 큰 성과가 일어나고 있다. 일터로써의 케이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공기업 시절의 행태를 버리지 못하거나 타성에 젖어있던 직원들도 아이티서포터 활동을 통해 보람을 되찾고 고객과 눈높이를 맞추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지난해 활동한 아이티서포터 1기 가운데 378명이 파트타임으로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자원해, 지금은 800여명으로 늘어난 상태이다. 1기 출신의 오상근 아이티서포터는 “오히려 회사가 고맙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거듭나는 부분은 기대 밖의 성과이다. 2002년 민영화 이후 ‘공기업 물’을 빼기 위해 애써 온 케이티 경영진 쪽에서 보면 어떤 것보다 가치있는 성과이다. 장현주씨는 “말이 사회공헌이지, 실제로는 내가 인간적으로 성장하고, 서비스 사업을 하는 케이티 직원으로서 고객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방법을 배우는 게 더 큰 성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로 18년째 케이티에 근무하는 김기환 아이티서포터는 “전 날 아무리 술을 많이 먹어도 아침 일찍 눈이 떠지고, 출근 길에 만나는 사람들마다 인사를 건네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사회공헌 욕구를 충족시켜주면 일터에 신바람이 인다는 사실은 다른 기업들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임직원들이 봉사활동에 나서겠다고 하면 근무시간까지 빼주고 비용까지 지원한다.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 때도 400여명이 평일 근무시간에 기름 제거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이 업체의 조정아 매니저는 “대부분 ‘이런 봉사활동거리 있는데 갈 사람 손들어’ 하는 방식으로 신청을 받아 떠난다”며 “많은 직원들이 봉사활동 참여 기회를 주는 것을 특별 보너스를 주는 것보다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에이치에스비씨(HSBC)은행 임직원들은 ‘함사’(함께 하는 사람들)란 봉사활동 모임을 만들어 지역사회를 돕고 있다. 바자회와 모금 등을 통해 기금을 마련해 희귀병 어린이 치료를 돕고, 밥 굶는 청소년들을 돌보고 있다. 농촌봉사 활동도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 케이티도 애초 3년으로 잡았던 아이티서포터즈 활동을 지금과 같은 규모로 계속 유지하고, 아이티서포터 출신들의 파트타임 활동을 적극 보장하기로 했다. 박인순 케이티 과장은 “전 임직원의 아이티서포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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