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 포기자 늘어나 실업자 통계에 안잡혀
국내 노동시장 참가자들이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구직활동을 아예 포기하는 경향이 있어 국내 경기변동과 실업률의 연관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보고서는 대신 비경제활동인구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1일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의 문외솔 거시경제연구실 과장이 펴낸 ‘우리나라 실업률과 경기간 관계분석’ 보고서는 “외환위기를 전후로 실업률·비경제활동인구의 변동과 경기변동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취업자수 변동과의 관계를 분석해본 결과, 실업률과 취업자와의 상관관계는 1986~1999년 0.86에서 2000~2006년 0.65로 떨어졌지만 비경제활동인구와 취업자와의 상관관계는 0.82에서 0.93으로 강화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 결과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면 실업률은 높아져야 하는데, 최근에는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데 실업률도 함께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취업자수 변동은 실업자보다는 비경제활동인구의 유출입 변화로 설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그 이유로 비경제활동인구가 취업가능성이 높을 경우에만 구직활동을 하고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구직활동을 아예 포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상승 국면에서는 상당수 ‘비경제활동 노동자’가 ‘실업’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취업’으로 직접 이동할 가능성이 크고, 경기하강 국면에서는 ‘고용 노동자’가 ‘비경제활동’으로 직접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따라서 경기변동과 고용상황과의 관계를 설명할 때는 실업률뿐 아니라 취업자수와 비경제활동인구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미취업상태지만 아예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을, ‘실업자’는 적극적 구직활동을 하지만 취업하지 못한 사람을 가리킨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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