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62% “후배님 모시기 힘들어요”
“눈치보며 스트레스 받는다”
경기도 수원의 한 반도체장비업체에 다니는 강길호(36) 총무과장은 지난해 입사한 신입사원 2명만 보면 골치가 아프다. 오후 6시 ‘칼퇴근’을 하고 부서회식도 빼먹기 일쑤인데다, 업무에 대한 지적을 해도 곧장 수긍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강 과장은 “월말에 일이 밀릴 때도 후배들에게 야근을 시키려면 눈치를 봐야 한다”면서 “영어·자격증 학원만큼 회사도 열심히 다니라고 충고하고 싶을 때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강 과장 처럼 요즘 중견 직장인들 사이에 ‘후배 모시기’가 쉽지 않은가 보다. 3일 취업포털 커리어가 3년차 이상 직장인 891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2.2%가 “직장후배 눈치를 봐야하는 탓에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후배 스트레스’를 받는 주요 요인들은 △선배의 노하우 전수는 당연하다는 인식(26.4%) △조금만 꾸중하면 무서운 선배로 보는 태도(23.3%) △생각없이 퍼붓는 질문공세(21.3%) △조금만 칭찬하면 한없이 빠져버리는 자아도취(18.5%) 등이었다.
그렇다면 선배들은 후배와 쌓인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까. ‘술자리 등 인간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응답이 27.6%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혼자 참고 삭인다(22.9%) △더 큰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피한다(19.1%) △동료들과의 대화를 통해 푼다(18.2%) 등의 차례였다. 잘 타이르거나 참고 넘어가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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