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씨
지난해 ‘야근 글’ 반향 일으킨 인터넷 논객 김욱씨
정치웹진 무브온21(moveon21.com)에서 활약하는 인터넷 논객 김욱(사진·필명 아다리)씨는 지난해 야근과 관련한 글을 40여차례 올리며 적잖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블로거의 특징답게 네티즌들이 보내준 사례와 댓글을 엮어 쓴 기사들엔 현장감이 넘쳤다. 국외 근로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국외의 교포 네티즌과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특히 ‘아이티맨 사직서를 쓴 이유’라는 글은 각 사이트에서 진지한 토론을 일으켰고 아이티 개발자들의 모임도 이끌어냈다.
쪽지를 보내 며칠만에 연락이 닿은 김씨는 지하철에서 시설물 유지관리 업무를 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야근에 관련된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지난해 은행업무 단축 논란이었어요. 당시 비판 여론이 많았는데, 이해가 되지 않더라고요. 같은 노동자들이 다른 노동자의 근무환경이 개선되는 걸 막는 것이 안타까웠고요.”
김씨에게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야근 경험을 보내왔다. 그는 “역시 아이티와 금융, 건설 쪽의 야근실태가 심각”하다고 말한다. “기본이 밤 10시, 늦으면 2~3시인 은행, 1주일에 나흘 정도는 밤 11시가 기본이라는 중견 건설업체, 1년 내내 토·일요일 딱 한번 쉬었다는 아이티 업체…. 서로 퇴근시간을 다투더군요.” 전문직이나 관리직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선 공무원 빼곤 어느 직종도 야근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더라고요.”
근로기준법엔 당사자간의 ‘합의’가 있을 때만 연장근로가 일주일에 12시간 한도로 가능하다. 시간외근로이기 때문에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해 지급하도록 명시도 돼 있다. 하지만 현실에선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적잖다. “우선 법대로 하면 야근은 이리 많을 수가 없어요. 그런데 불법야근에 대해 법대로 처벌도 잘 안해요. 티브이 광고에서도 강장제 먹고 야근하라는 식으로 말하는 나라에서 야근을 법대로 하기는 힘듭니다.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봐요. 스페인은 축구로 놀면서 산업을 일으키는데 우리는 애들 새벽까지 혹사시키는 학원으로 산업을 만듭니다.”
김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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