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시험 등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자가 최근 급증하며 5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새 일자리는 연 평균 30만개에도 못 미치고 있다.
21일 통계청 집계를 보면, 지난해 취업준비자는 연 평균 54만6천명으로 이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가장 많아졌다. 취업준비자는 2003년 34만5천명, 2004년 38만3천명, 2005년 45만7천명, 2006년 52만5천명으로 4년간 58.3%, 20만1천명 늘어났다.
이 중 취업 준비를 위해 고시학원·직업훈련기관 등에 통학하는 사람은 22만명으로 2006년보다 2.7%(6천명) 줄었고, 집이나 독서실 등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은 32만6천명으로 9%(2만7천명) 증가했다. 취업준비자는 구체적인 구직 활동을 하지 않으므로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고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만, 취업 준비가 실질적으로 구직 활동의 전단계에 해당되므로 취업준비자 증가는 곧 사실상 실업자의 증가를 뜻하는 셈이다.
취업준비자의 증가는, 일자리의 양적 부족과 함께 ‘질 좋은 일자리’의 부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 데이터센터 소장은 “고학력자들이 양산되면서 일자리에 대한 눈높이는 높아지는데 좋은 일자리는 줄어들어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급여가 많고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자리의 구직 활동에 나서기보다는 취업 준비에 나서는 이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중소기업 등의 구인난이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전체 신규 취업자 수는 줄어들고 있다. 2003년 3만명 감소했던 신규 취업자 수는 2004년 41만8천명으로 증가했다가, 2005년 29만9천명, 2006년 29만5천명, 2007년 28만2천명으로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다. 이런 신규 취업자 수는 2004년을 제외하면 취업준비자 수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반면,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최근 중소기업 208개사를 대상으로 ‘2007년 채용 완료 현황’을 조사한 결과, 76%(158개)는 지난해 계획대로 채용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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