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가게 25호점 ‘매버매버 닭요리 전문점’이 18일 부산 동구 초량동에서 문을 열었다. 윤정숙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오른쪽 두번째)와 배해용 아모레퍼시픽 부산본부장(오른쪽 네번째)이 박선주 창업주(오른쪽 세번째)에게 현판을 전달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4년만에 지방에도 개점…한국형 ‘마이크로 그레디트’ 안착
‘한국형 마이크로 크레디트’으로 불리는 아름다운재단의 ‘희망가게’가 사업 시작 4년 만에 선순환 궤도에 올랐다. ‘희망가게’는 아모레퍼시픽의 창업자인 고 서성환 회장이 2003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한 50억원 상당의 주식을 종잣돈 삼아 저소득 모자 가정이 자활·자립할 수 있도록 창업을 지원하는 공익 사업으로, 2004년 7월 1호점이 처음 문을 열었다.
아름다운재단은 “그동안 창업 지원을 받은 23개 가게들이 지원받은 돈을 매달 조금씩 반환해 모아진 자금으로 지난달 24호점이 개점한 데 이어, 18일에는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부산에서 25호점이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일시적 지원이 아니라 창업을 통한 자립과 희망의 나눔이라는 희망가게의 취지가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름다운세상 기금’도 주가 상승에 따라 현재 150억원 상당으로 불어났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지난 4월 사재 1억5천만원과 회사의 ‘매칭 기프트’를 합친 3억원을 더 보태 사업에 힘을 실었다.
아름다운재단은 저소득 모자 가정을 선정해 창업 자금을 최대 4천만원까지 아무런 담보 없이 빌려준 뒤 4개월째부터 7년간 균분 상환 받는다. 이자는 나눔을 실천한다는 상징적 의미에서 1%를 받는다. 상환된 돈은 다시 또다른 모자 가정의 창업 지원을 위해 사용됨으로써 희망의 씨앗을 퍼뜨린다.
초기에는 음식점 창업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차츰 폐기물 재활용·미용·자동차 수리·꽃가게 등 업종이 다양해지고 있다. 희망가게 사업은 단순히 자금만 지원하는 게 아니라 창업 전후 과정의 교육과 컨설팅 지원까지 해줌으로써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아름다운재단의 정온주 간사는 “희망가게 24호점 개점으로 빈곤 여성의 ‘자립 확산’이라는 사업 취지가 첫 결실을 거뒀고, 25호점은 아름다운재단이 부산여성회와 파트너십을 맺어 개점을 지원해 전국 네트워크를 위한 첫 단추를 뀄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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