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얼마 전까지 학업과 일을 함께 해 왔습니다. 영어영문학을 공부하면서 중소기업체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했습니다. 결혼 뒤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지금은 대기업의 해외영업 파트에 지원을 하고 있지만 취업이 잘 되지 않습니다. 제 전공과 경력을 살릴 수 있는 경력개발 방법에 대해 조언을 부탁합니다.(27살, 영어영문학 전공, 경력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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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력진단

경력이나 연배에 견줘 경험이 다채로운 편입니다. 스스로 결정해 고등학교 때 외국으로 조기 유학을 간 것이나, 전공하던 호텔 경영학 공부를 중단하고 국내로 돌아와 학업과 일을 병행해 온 것 역시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기왕 유학을 결심한 만큼 어떤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학업을 끝내고 현지에서 관련 업무 경험을 쌓았어야 했다는 점입니다. 또한 귀국해 대학편입을 했을 때도 해외영업 업무와 관련이 많은 상경 계열로 했더라면 지금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을 겁니다.

기존에 근무했던 회사에서 업무의 비중이 영업보다는 무역·사무 쪽에 치우쳐 해외영업 경력직으로 지원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신입으로 지원하기에는 기존 경력과 나이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 경력제안

- 대기업 해외영업 지원

대기업은 조직이 세팅 되어 있어 특별한 경험이나 기술을 가진 것이 아니라면 예외를 인정하기 어려운 문화와 조직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미 중소기업에서의 업무 경험을 갖고 있고 성향상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일은 반드시 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의 문화에는 잘 맞지 않아 보입니다. 차라리 튼실한 중소 기업으로의 입사를 고려해 보는 것이 현실적일 것입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을 살려 비슷한 규모의 업체에서 경험을 살리고 점차 영역을 넓혀 가는 것이 가장 좋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 중견 기업 지원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견 기업이 많이 있습니다. 뛰어난 기술력과 튼튼한 재무 구조를 갖고 있으면서 좋은 인재를 찾고 있는 건실한 업체들도 많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만합니다. 기존 경력을 감안할 때 제조 기반이면서 해외 수출을 하고 있는 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이 가장 좋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물류 전문 기업이나 수출입 전문 기업으로의 입사도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해외 영업 및 지원을 담당한 경험이 있으므로 유사한 조건의 회사에 지원한다면 경력직 입사가 가능해 보입니다. 이 밖에 영업 관리, 지원, 고객만족(CS) 파트, 물류 담당으로도 지원이 가능할 것입니다. 해외 구매나 자재 관리와 같은 분야로 지원할 경우 기존 경력을 많이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 외국계 기업 지원

외국 유학 경험과 영어를 잘한다는 강점을 갖고 있으므로 외국계 기업 지원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계 기업 가운데 해외 영업 파트가 있는 곳은 거의 없기 때문에 영업 지원이나 CS 분야, 혹은 물류 파트로 지원하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고려하고 있는 소비재나 화장품, 생활용품 관련 외국계 업체들은 입사 경쟁이 치열하므로 지금 단계에서는 권해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차라리 국내에 들어 와 있는 제조 기반의 외국계 기업에서 좋은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한영국상공회의소와 같이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기업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을 살펴 지원 가능한 곳들을 알아 보기 바랍니다.

외국계 기업의 경우에는 수시 채용을 할 뿐 아니라 사내 추천 제도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심 기업에는 미리 지원을 해 두고, 혹시 인적 네트워크가 있다면 충분히 활용하기 바랍니다.

상담:정연주 커리어케어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