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MD 윤성수씨
[최영순의 톡톡 튀는 직업인] 홈쇼핑 MD 윤성수씨
GS홈쇼핑 윤성수(39)차장은 고정관념을 깨고 여성속옷을 담당하는 남성 머천다이저이다. 흔히 엠디(MD)라고 불리는 머천다이저(merchandiser)는 상품의 기획에서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담당한다. 윤 차장은 회사 자체 생산 브랜드 등 여성 속옷을 중심으로 기획업무를 맡고 있다.
그가 여성 속옷 전문 홈쇼핑 엠디가 된 것은 이전 직장경력 때문이다. “2002년 현재 회사에 입사하기전 속옷전문업체에서 기획, 구매 등을 담당했는데, 당시 지금 홈쇼핑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면서 홈쇼핑과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남성 엠디가 여성속옷을 담당하는 데에는 어려움도 적지 않다. 하지만 윤 차장이 기획한 제품은 늘 히트상품으로 꼽힌다. “입어보지 못한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지요. 그래서 아내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고, 전문피팅모델을 통해 착용감 등에 대해 최대한 간접경험을 해보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엠디가 하는 일들은 결코 혼자서 해 내는 일이 아니라고 윤 차장은 강조한다. 디자인과 생산에 대해서는 디자이너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야 하고 방송을 위해서도 PD, 작가와 제품에 대해 충분히 의견교환을 해야 한다. 특히 방송제작에는 동일 시간대 방송되는 타 홈쇼핑제품,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 시간대별 광고 등을 꼼꼼히 챙겨, 가능하면 많은 이들의 시선을 고정하게 만들어야 한다. 또 입어보지 못하는 의류 특성상 방송을 통해 최대한 실물느낌이 전달되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밥과 반찬을 디자이너가 만든다면 엠디는 그 음식들이 잘 요리되도록 신선한 재료를 구해주고, 메뉴를 제공하고 먹음직스럽게 밥상을 차리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함께 하는 사람과의 협업과 의견교환이 무척 중요합니다. 소비자들의 눈은 무척 까다롭고 정확하기 때문에 금방 눈치를 채거든요.”
윤 차장은 엠디의 역할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기획’을 꼽는다. 엠디의 성공은 얼마나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판매를 늘리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잘 팔기 위한 것에만 초점을 맞춰 기획하면 판매에 한계가 있습니다. 소비자의 ‘감성’에 맞는 제품을 기획하려 늘 노력하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고, 어떤 제품을 고객들이 원하는지에 대한 요구를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고객의 요구를 잘 파악하기 위해 윤 차장은 평소에 발품과 손품을 아끼지 않는다. 꾸준히 고객조사를 실시하고, 온라인에 올리는 소비자들의 상품평 하나하나도 소중한 정보로 놓치지 않는다. 또 잘 팔리는 경쟁사 제품,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제품을 꼼꼼히 분석하는 것도 잊지 않고, 해외 란제리쇼에 가서 정보를 모으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그가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때는 제품방송 시간대이다. “방송은 그동안 기획한 제품의 시험대라고 할 수 있지요. 오프라인과 달리 1시간내에 모든 것이 결정나기 때문에 피를 말리기도 합니다. 매출현황, 콜그래프 등을 한눈에 보면서 가슴을 졸입니다.”
윤 차장의 근무시간은 들쭉날쭉이다. 홈쇼핑채널에서 속옷 판매방송 시간은 대부분 야간이다. 평일 저녁 7시~10시, 주말 저녁 6시~10시 사이에는 방송이 금지되어 있고, 모델이 착용한 방송은 밤 10시 이후에 방송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밤늦은 시간까지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주말에 생방송이 잡히면 출근한다.
"엠디에게 출퇴근 시간은 중요하지 않아요. 무엇보다 제대로 된 제품이 나와 소비자의 니즈를 얼마나 잘 반영했느냐가 우선이기 때문이죠." 그는 홈쇼핑을 비롯해 유통분야 전체에서 점점 기획의 중요성이 커져 엠디의 역할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 니즈 반영이 기획력의 관건이라고 재삼 강조한다.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 withys@work.go.kr 사진 GS홈쇼핑 제공
"엠디에게 출퇴근 시간은 중요하지 않아요. 무엇보다 제대로 된 제품이 나와 소비자의 니즈를 얼마나 잘 반영했느냐가 우선이기 때문이죠." 그는 홈쇼핑을 비롯해 유통분야 전체에서 점점 기획의 중요성이 커져 엠디의 역할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며 소비자 니즈 반영이 기획력의 관건이라고 재삼 강조한다.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 withys@work.go.kr 사진 GS홈쇼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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