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국내 대기업 제조업체의 생산기술연구소에서 설비 개발 및 신사업 기획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현장 근무를 하게 되면서 가족들과 떨어져 생활하고 있는데다, 앞으로 제가 원하는 기획, 마케팅 관련 업무를 할 기회가 회사 내부에 많지 않아 이직을 고려하게 됐습니다. 가장 원하는 직종은 컨설팅 분야이고 다음은 완성 자동차 회사입니다. 이전직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34살 남자, 기계공학 전공, 경력 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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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진단

대기업에서 제조 생산기술 및 설비와 관련해 일관된 커리어를 쌓은 것은 강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기업들은 인지도 높은 대기업에서 한 분야의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키워온 인재를 환영합니다. 따라서 유사 업종의 회사로 이직해 같은 업무를 맡는 것을 목표로 생각한다면 지금까지 커리어 관리를 잘해 온 셈입니다.

그런데 현재까지의 경력과는 연관성이 높지 않은 컨설팅 업무나 자동차 업계로의 이전직을 원하고 있어, 지금까지의 경력을 모두 인정받기는 어렵다는 점을 미리 염두에 두셨으면 합니다.

경력제안

● 컨설팅 업체로 이직

일부 컨설팅 회사에서는 제조업 현장 경험을 우대하므로 지금까지의 경력을 토대로 전문 컨설팅 업체로 이직하는 것은 가능해 보입니다. 컨설팅회사들은 대부분 3가지 형태로 경력자를 모집합니다. 첫 번째 방법은 공고 등을 통한 자체 채용, 두 번째는 헤드헌팅 업체를 활용하는 방법, 세 번째는 사내 직원들의 네트워크를 통한 추천입니다. 이 가운데 특히 내부 직원들을 통한 추천이 많이 일어나므로 해당 직종에 포진해 있는 지인들을 통해 적극적으로 이직 활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컨설팅을 하기 위해서는 재무 관련 지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매니저급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또한 점차 기업이 처한 환경이 글로벌화됨에 따라 영어도 필수적인 요소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컨설팅 회사에 입사한 뒤에라도 MBA 진학을 적극 고려해 보기 바랍니다. 요즘은 국내의 야간 혹은 주말 MBA도 영어로 수업이 되고 탄탄한 커리큘럼으로 구성돼 있어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자동차 업계로 이직

구체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자동차 회사들이 주로 국내 완성차 전문 업체이거나 외국계 자동차 회사라는 점, 그리고 희망 직무도 경력과는 다소 무관한 신사업 발굴 및 기획, 마케팅 분야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직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대신에 자동차 부품 업체로의 이직을 고려해 봤으면 합니다. 완성차 업체에 직접 납품하는 부품 업체들은 규모도 크고 수익이나 안정성 면에서도 추천할 만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외국계 부품 업체들도 국내에서 활발히 사업을 하고 있어 진입 가능성이 완성차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러나 부품 업체도 기획이나 마케팅으로 바로 이직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며, 기존의 경력을 살려 엔지니어링 파트로 입사를 한 후 사내 전배의 기회를 노려보는 게 좋습니다.

● 동종업계 중견기업으로 이직

지금은 대기업에 소속이 되어서 한 분야의 업무만을 담당하고 있지만 만일 동종 업계의 중견기업으로 이직을 한다면 팀장으로서 업무를 수행 할 가능성도 있으며, 기술업무 뿐 아니라 기술기획 업무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견 기업으로의 이직 시 업무 면에서는 대기업에서 보다는 좀 더 폭넓은 업무를 수행 하실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일반적으로 중견기업에서 다시 대기업으로 이직을 하기는 쉽지 않으시므로 이 부분을 미리 감안 하셔야 합니다.

향후의 경력 개발을 고려할 때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먼저 고려하고 그 기준에 따라 적합한 회사나 업무를 선택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선택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누리고 있는 것을 일부 포기해서라도 반드시 성취하겠다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그 이후에 적극적인 이직 활동을 한다면 성공적인 이직이 가능할 것입니다.

‘경력 클리닉’은 독자들의 취업이나 경력 고민을 듣고 해답을 찾아나가는 공간입니다. 헤드헌팅 회사인 커리어케어가 운영하는 경력 상담 홈페이지(www.careerinside.net)의 〈한겨레〉 행사 창을 통해 상담 신청을 하시면 전문 컨설턴트들이 정성껏 조언을 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