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직원들이 여가 활동 등에 사용하는 복리후생비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11일 한은이 최경환 의원(한나라당)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한은이 올 들어 8월까지 지출한 ‘선택적 복리후생비’는 22억7천만원으로, 2006년 한 해 지출액 12억4400만원보다 10억2600만원(82.5%)이 급증했다. 이는 한은이 선택적 복리후생비 연간 사용 한도를 지난해 1인당 60만원에서 올해 140만원으로 두배 이상 늘렸기 때문이다.
선택적 복리후생비는 일정한 금액 한도 내에서 직원이 알아서 자기 계발이나 문화 활동에 지출할 수 있는 복지 혜택이다. 한은의 1인당 선택적 복리후생비 한도는 2004년 20만원에서 2005년 40만원, 지난해 60만원 등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최 의원은 “민간 기업은 적자가 발생하면 복리후생비를 포함한 급여 반납과 구조조정을 통한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한은이 적자 누적으로 국민의 세금을 투입해야 할 처지에 있으면서도 직원 복지를 크게 늘리고 있어 ‘신의 직장’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2003년 2조1750억원 흑자를 냈지만 2004년 1502억원의 적자로 돌아선 뒤 2005년 1조8776억원, 2006년 1조7597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급증했다. 한은은 “올해부터 직원 자녀 대학 학자금 지원 제도가 없어지면서 사내 근로복지기금에 여유가 생겨 복리후생비 한도를 늘렸다”고 밝혔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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