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 추이
하반기 3200명 확정…전자 실적부진 “필요인력 최소화”
삼성그룹이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인원을 대폭 줄인다. 삼성그룹이 대졸 공채 규모를 축소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올해 실적이 부진한 삼성전자의 채용 인원은 지난해와 견줘 절반에도 못미친다.
삼성그룹은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3200명으로 확정하고 다음달 1일부터 원서를 접수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의 4500명에 비해 1300명(29%) 줄어든 것이다. 또 올해 연간 채용 규모는 6750명(상반기 3550명)으로, 지난해 8500명과 견줘 1750명(21%) 감소했다. 삼성그룹은 올해 초 연간 8천명 안팎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고위 임원은 “신규 채용이 줄어든 것은 계열사별로 진행 중인 인력 효율화 작업에 따른 것”이라며 “그동안 청년 실업 해소와 인재 육성 차원에서 매년 20% 가량의 잉여 인력을 뽑아왔는데, 올해는 그룹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신규 채용 규모를 필요 인력으로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 6월부터 주력인 삼성전자 등 전자 부문 계열사의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인력·사업 재조정, 비용 절감, 성장동력 발굴 등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해 왔다. 올 하반기 채용 규모를 계열사별로 봐도, 삼성전자가 1000명으로 지난해 하반기(2220명)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을 비롯해 삼성에스디아이·삼성전기 등 전자 부문 계열사들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은 삼성중공업·삼성증권·삼성물산 등은 늘었다.
엘지그룹은 엘지전자를 제외한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가 1000여명 된다고 밝혔다. 엘지그룹 고위 임원은 “엘지전자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룹 전체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조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졸 공채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삼성그룹이 채용 규모를 크게 줄임에 따라, 올 하반기 대졸 취업 시장의 문턱도 애초 예상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는 이날 10대 그룹(미확정 회사 제외)의 올 하반기 채용 예상 인원을 취합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1만100명)보다 6.3% 줄어든 946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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