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입사한 제일기획 32기 신입사원들이 이달 초 직무교육 과정을 마치고 ‘끼’가 넘치는 표정과 몸짓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일기획 제공.
[일터 살펴보기] 제일기획
“쇼를 하라, 쇼”(케이티에프), “또 하나의 가족”(삼성전자), “당신의 향기를 사랑합니다”(동서식품 맥심), “나는 나를 넘어섰다”(지엠대우)…. 제일기획이 히트시킨 광고 카피들이다.
광고는 사람들의 호기심과 감성을 자극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 제공 효과를 극대화하는 작업이다. 광고가 ‘자본주의의 꽃’이라면, 광고인들은 그 꽃을 피우는 사람들이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취급고(광고집행비 총액)가 1조8487억원에 이르는 국내 1위의 광고대행사이다. 지난달 말 현재 국내 813명, 국외 31개 네트워크에 616명 등 모두 1429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여성 인력은 국내 268명(33%), 국외 294명(48%)으로 여직원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지난 2003년에는 노동부가 주관하는 남녀고용평등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여성 간부의 비율은 낮은 편이다. 임원급은 전체 25명 중 최인아 전무가 유일하다. 10여년 전,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는 카피를 뽑아냈던 주인공이다. 수석(부장급)과 차장을 포함한 간부도 61명(18%)에 머문다. 길기준 인사팀 국장은 “광고업계가 대체로 업무 밀도가 높은데다 여성들은 육아 부담이 커서 이직률이 높고 근속년수가 짧다”면서 “그래도 동종업계에선 여성 간부 비율이 가장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신입과 경력 지원 자격에는 학력·성별·연령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 그렇다고는 해도 광고회사 입사는 그야말로 ‘좁은 문’이다. 연간 신입사원 채용규모가 100여명 정도에 불과하고 입사경쟁률은 100대1을 넘나든다. 제일기획의 신입채용은 국내와 국외로 나뉘는데 최근 3년간 국내 신규채용은 연 평균 22명이었다. 국외 채용은 유학이나 연수 등 국외 단기 체류자들을 위한 것이다. 최종 합격자는 직무적성과 희망에 따라 광고본부, 마케팅전략본부, 제작본부, 미디어본부, 프로모션본부, 글로벌본부 등에 배치된다. 제일기획에서 최고의 미덕이자 가치는 ‘아이디어’다. 공채 2기 출신으로 대표이사에까지 오른 김낙회 사장의 명함에는 ‘시이오’(CEO) 대신에 ‘시아이오’(CIO)라는 직함이 찍혀있다. 최고경영자이기에 앞서 ‘최고 아이디어 책임자’라는 뜻을 담은 김 사장의 신조어다.
형식파괴 브레인스토밍 ‘노-노 미팅’…모든 임직원 한자리 ‘와우 프라이데이’
‘아이디어 스파’에 드러누워 만화책 뒤적이며 쉬는 것도 아이디어 생산 위해 제일기획은 지난 5월 ‘더 월드 아이디어 엔지니어링 그룹’이란 비전을 발표했다. 인터넷·모바일·쌍방향 티브이 등 디지털 미디어 분야의 신규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패션 포 아이디어’(Passion for Idea), 즉 ‘아이디어를 향한 열정’이라는 슬로건은 그 목표를 향한 태도이다. 이 때 ‘아이디어’(IDEA)는 Imagine(상상력), Design(디자인), Execute(실행력), Apply(적용)의 머릿글자이자 제일기획이 요구하는 인재상이기도 하다. 회사 안에서 사원들의 호칭은 사장부터 말단 사원까지 모두 ‘프로(님)’으로 통한다. 홍보실 관계자는 “위계질서에 얽매이지 않고 열린 상상력과 자유로운 소통을 북돋우며 서로 존중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이디어 창출을 위한 여러가지 제도와 문화 또한 독특하다. ‘아이디어 베이케이션’은 최장 2개월까지 마음 놓고 쉬면서 재충전을 할 수 있는 휴식 기간이다. ‘노 타이 노 타이틀’이라는 뜻의 ‘노-노 미팅’은 말 그대로 형식 파괴의 브레인스토밍이다. 사옥 2층에는 ‘아이디어 스파’라는 아늑한 휴게실이 있다. 아무 때고 편안한 쿠선쇼파에 누워 만화책을 뒤적이거나 휴식을 취하며 아이디어를 가다듬는 공간이다. 또 매주 금요일 오후에는 모든 임직원이 간단한 다과와 함께 영화 감상이나 게임을 즐기며 어울리는 ‘와우 프라이데이’ 시간이 있다. 그러나 ‘세상에 없던, 세상이 기다리던’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15초라는 영상물에 정보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담아내야 한다. 인쇄매체 광고와 옥외광고물의 홍수 속에 사람들의 눈길을 붙들수 있는 요소를 찾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야 한다. 성완제 홍보팀장은 “스트레스도 크지만 광고주와 시장의 반응이 좋았을 때의 쾌감은 힘든 시간을 보상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입사 5년차인 정용화 프로는 “직급에 상관 없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능력이 존중되는 회사”라면서도 “그에 따르는 결과도 책임져야 하는만큼 부담감도 크다”고 털어놨다. 불규칙한 퇴근, 조직 중심의 기업문화, 강한 개성에서 비롯한 더딘 변화도 사원들이 자가진단한 단점(?)들이다. 인사팀 관계자는 “연봉계약제라서 자세한 급여수준은 공개할 순 없지만 삼성그룹 안에서도 상위권”이라고만 밝혔다. 대학생까지 자녀 학자금 지원, 전국 25곳의 휴양소 이용 등 복리후생제도도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뭐든지 재밌고 엉뚱한 게 좋았고 창의적인 일이 적성에 가장 잘 맞다고 생각했어요. 현업은 정말 만만치 않지만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도 없어요.” 입사 3년차인 최승아 프로가 미래의 ‘일기인’(제일기획인)들에게 던지는 유혹의 메시지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형식파괴 브레인스토밍 ‘노-노 미팅’…모든 임직원 한자리 ‘와우 프라이데이’
‘아이디어 스파’에 드러누워 만화책 뒤적이며 쉬는 것도 아이디어 생산 위해 제일기획은 지난 5월 ‘더 월드 아이디어 엔지니어링 그룹’이란 비전을 발표했다. 인터넷·모바일·쌍방향 티브이 등 디지털 미디어 분야의 신규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패션 포 아이디어’(Passion for Idea), 즉 ‘아이디어를 향한 열정’이라는 슬로건은 그 목표를 향한 태도이다. 이 때 ‘아이디어’(IDEA)는 Imagine(상상력), Design(디자인), Execute(실행력), Apply(적용)의 머릿글자이자 제일기획이 요구하는 인재상이기도 하다. 회사 안에서 사원들의 호칭은 사장부터 말단 사원까지 모두 ‘프로(님)’으로 통한다. 홍보실 관계자는 “위계질서에 얽매이지 않고 열린 상상력과 자유로운 소통을 북돋우며 서로 존중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이디어 창출을 위한 여러가지 제도와 문화 또한 독특하다. ‘아이디어 베이케이션’은 최장 2개월까지 마음 놓고 쉬면서 재충전을 할 수 있는 휴식 기간이다. ‘노 타이 노 타이틀’이라는 뜻의 ‘노-노 미팅’은 말 그대로 형식 파괴의 브레인스토밍이다. 사옥 2층에는 ‘아이디어 스파’라는 아늑한 휴게실이 있다. 아무 때고 편안한 쿠선쇼파에 누워 만화책을 뒤적이거나 휴식을 취하며 아이디어를 가다듬는 공간이다. 또 매주 금요일 오후에는 모든 임직원이 간단한 다과와 함께 영화 감상이나 게임을 즐기며 어울리는 ‘와우 프라이데이’ 시간이 있다. 그러나 ‘세상에 없던, 세상이 기다리던’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15초라는 영상물에 정보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담아내야 한다. 인쇄매체 광고와 옥외광고물의 홍수 속에 사람들의 눈길을 붙들수 있는 요소를 찾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야 한다. 성완제 홍보팀장은 “스트레스도 크지만 광고주와 시장의 반응이 좋았을 때의 쾌감은 힘든 시간을 보상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입사 5년차인 정용화 프로는 “직급에 상관 없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능력이 존중되는 회사”라면서도 “그에 따르는 결과도 책임져야 하는만큼 부담감도 크다”고 털어놨다. 불규칙한 퇴근, 조직 중심의 기업문화, 강한 개성에서 비롯한 더딘 변화도 사원들이 자가진단한 단점(?)들이다. 인사팀 관계자는 “연봉계약제라서 자세한 급여수준은 공개할 순 없지만 삼성그룹 안에서도 상위권”이라고만 밝혔다. 대학생까지 자녀 학자금 지원, 전국 25곳의 휴양소 이용 등 복리후생제도도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뭐든지 재밌고 엉뚱한 게 좋았고 창의적인 일이 적성에 가장 잘 맞다고 생각했어요. 현업은 정말 만만치 않지만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도 없어요.” 입사 3년차인 최승아 프로가 미래의 ‘일기인’(제일기획인)들에게 던지는 유혹의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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