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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5만원 시푸드’ vs ‘2900원짜리 국밥’ 외식도 양극화

등록 2006-11-28 16:22

1인당 3만원 안팎의 패밀리레스토랑은 퇴조
외환위기로 수십만명의 노동자들이 실업으로 내몰린 뒤, 외식업 창업은 이들에게 하나의 돌파구가 돼왔다. 최근엔 외식산업 자체도 크게 고가와 저가 음식점으로 양극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경향은 3000원 내외의 저가 음식점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2900원짜리 국밥, 2900원짜리 돈가스, 3500원짜리 냉면, 3500원짜리 스파게티, 심지어 3000원짜리 회, 5000~6000원(1인분)짜리 소고깃집까지 등장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전국에 여러 지점을 두고 있는 프랜차이즈 음식점이기도 하다.

물론 80~90년대에도 2000~3000원 안팎의 각종 분식집이 도심과 학교 주변에서 중·고교·대학생들을 상대로 성업한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값싼 외식점들은 주고객을 학생이 아니라, 직장인과 가족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예전 분식점과 다르다.

지난해 문을 연 ㅈ국밥집은 1년만에 체인점이 36곳으로 늘어나 대표적 저가 프랜차이즈 음식점으로 자리잡았다. 이 국밥집을 운영하는 ㈜푸드코리아의 전철우 대표는 “좋지 않은 경기 때문에 식사에 큰 돈을 들이지 않으려는 직장인들을 노렸는데, 블루오션이었다”며 “직장인들은 밥을 싸게 먹는 대신 커피나 옷이나 휴대전화 등 스타일에 더 많은 돈을 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1인당 5만원 가량의 해물 음식점(보통 ‘시푸드 레스토랑’이라 함)과 한·중·일 요리 뷔페, 고급 고깃집 등도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일산 등 중산층 신시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반면 90년대 중후반 크게 유행한 ‘가족 레스토랑’은 고전하고 있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는 중산층의 붕괴에 따라 1인당 3만원 내외인 가족 레스토랑의 어중간한 가격이 고전의 이유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최근 들어 중심가에서는 대형 자본이나 동업 자본들이 대형·고급 음식점들을 차리고, 주택가·변두리에서는 소자본들이 20평 이내의 주점과 싼 음식점을 집중적으로 열고 있다”며 “장기 불황 속에서 보통 시민들이 소비의 매력을 잃고 있고, 부유층은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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