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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직장·취업

토익 막차 ‘미어터진다’

등록 2006-02-26 19:40수정 2006-02-26 22:08

서울 종로구 청운중학교에서 제158회 토익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26일 오후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5월 토익시험 제도 변경을 앞두고 치러진 이번 시험에는 수험생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나 더 늘었다.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서울 종로구 청운중학교에서 제158회 토익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26일 오후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5월 토익시험 제도 변경을 앞두고 치러진 이번 시험에는 수험생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나 더 늘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5월 장문유형 늘기전에 점수 따두자”
3월 신청자 25만명 역대최고 전년비 30%↑

화려했던 ‘토익 제1공화국’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오는 5월 토익 시험이 개편된 뒤 가을께는 선택적으로 쓰기와 말하기 시험이 도입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방식의 시험을 피하려는 수험생들이 막차를 타기 위해 대거 시험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26일 오전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된 158회 토익 정기시험에는 25만여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30% 가량 늘어난 수치이며, 한 회 시험 신청자 숫자로는 역대 최고치로 추정된다.

1979년 미국교육평가위원회(ETS)가 국제·상업 공용어로서의 영어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토익이 국내에 도입된 건 1982년 1월. 그해 고작 1400여명이 치렀으나 2005년엔 모두 185만여명이 응시해 1300배로 늘어났다. 한해 응시생 185만명은 전세계 60여 개국의 전체 응시생 400만명 가운데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토익 막차 ‘미어 터진다’
토익 막차 ‘미어 터진다’
토익의 위상은 해가 갈수록 격상됐다. 1984년 엘지그룹이 국내 기업 최초로 토익을 입사 시험으로 채택한 뒤, 지금까지 토익을 채용·인사평가 자료로 사용하는 기업체, 관공서만 해도 1000여곳에 이른다.

토익은 각종 기록을 만들어왔다. 2005년까지의 누적 응시 인원은 1191만명을 넘어 전체 국민의 1/4에 해당하며, 이제까지 시험장에 나온 모든 문제지를 실어나르려면 1t 트럭 1429대가 필요하다. 29.6㎝인 문제지를 일렬로 세우면 3547㎞로 서울~부산 거리의 8배에 이르며, 두께가 3㎜인 시험지를 쌓으면 높이가 35.7㎞로 에베레스트산의 네 배에 이른다. 응시생에도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지난해 최저 나이(8)와 최고 나이(78) 응시자는 각각 455점과 805점을 받아 화제가 됐다.

토익시험이 5월부터는 24년 만에 변화를 꾀한다. 난도(어렵기)가 낮았던 사진묘사 문제가 줄고 상대적으로 어려워하던 장문의 듣기·읽기 평가가 는다. 한국토익위원회의 양귀현 홍보팀장은 “올 가을에는 신청자에 한해 말하기와 쓰기 평가도 실시할 예정”이라며 “현대 영어의 흐름에 맞췄지만 난도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응시생들의 체감 온도는 전혀 다르다. 26일 토익을 치른 안명원(24·대진대 대학원)씨는 “기존 토익시험 자체가 부담인데, 형식까지 바뀌면 더욱 준비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말하기·듣기 시험이 시행되면 기업에서 이들 평가 성적을 요구하지 않겠느냐”고 걱정했다.


수원공고에서 시험을 본 김아무개(23·이화여대4)씨는 “지난 방학부터 지방 학생들까지 서울의 유명한 학원가로 올라와 토익에만 전력투구하고 있다”며 “5월 새 토익 이전에 반드시 높은 점수를 받아놔야 한다는 생각 탓에 결시생도 별로 없었다”고 학생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과열된 분위기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올해 대학을 졸업한 ㅊ씨는 최근 인터넷포털 사이트인 다음의 한 취업 관련 카페를 통해 근거리 무선통신으로 실시간으로 토익 정답을 알려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원하는 점수가 나오면 400만원을 달라는 조건이었다.

김상률 숙명여대 영어영문학부 교수는 “표현 능력을 중시하는 요즘 기업의 요구에 맞춰 토익이 변한다면 그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하지만 계속 외화를 지급하면서 토익 시험으로 영어평가가 획일화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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