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청운중학교에서 제158회 토익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26일 오후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5월 토익시험 제도 변경을 앞두고 치러진 이번 시험에는 수험생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나 더 늘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5월 장문유형 늘기전에 점수 따두자”
3월 신청자 25만명 역대최고 전년비 30%↑
3월 신청자 25만명 역대최고 전년비 30%↑
화려했던 ‘토익 제1공화국’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오는 5월 토익 시험이 개편된 뒤 가을께는 선택적으로 쓰기와 말하기 시험이 도입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방식의 시험을 피하려는 수험생들이 막차를 타기 위해 대거 시험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26일 오전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된 158회 토익 정기시험에는 25만여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30% 가량 늘어난 수치이며, 한 회 시험 신청자 숫자로는 역대 최고치로 추정된다. 1979년 미국교육평가위원회(ETS)가 국제·상업 공용어로서의 영어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토익이 국내에 도입된 건 1982년 1월. 그해 고작 1400여명이 치렀으나 2005년엔 모두 185만여명이 응시해 1300배로 늘어났다. 한해 응시생 185만명은 전세계 60여 개국의 전체 응시생 400만명 가운데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토익 막차 ‘미어 터진다’
수원공고에서 시험을 본 김아무개(23·이화여대4)씨는 “지난 방학부터 지방 학생들까지 서울의 유명한 학원가로 올라와 토익에만 전력투구하고 있다”며 “5월 새 토익 이전에 반드시 높은 점수를 받아놔야 한다는 생각 탓에 결시생도 별로 없었다”고 학생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과열된 분위기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올해 대학을 졸업한 ㅊ씨는 최근 인터넷포털 사이트인 다음의 한 취업 관련 카페를 통해 근거리 무선통신으로 실시간으로 토익 정답을 알려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원하는 점수가 나오면 400만원을 달라는 조건이었다. 김상률 숙명여대 영어영문학부 교수는 “표현 능력을 중시하는 요즘 기업의 요구에 맞춰 토익이 변한다면 그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하지만 계속 외화를 지급하면서 토익 시험으로 영어평가가 획일화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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