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거래소 신입직원 채용 1차 면접전형에서 응시생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고도 정규직 직원은 1% 안쪽으로 소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임원 수는 5% 가까이, 기간제 인력은 10% 넘게 늘어나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기업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주요 기업 336개사의 고용인원 변화를 분석해 12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정규직 인원은 123만5155명으로 전년(122만7147명)보다 0.65% 늘었다. 반면 기간제 직원은 7만4680명에서 8만2744명으로 10.8% 증가했다. 미등기 임원 수는 1만842명에서 1만1372명으로 4.9% 늘었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5.1%, 61.2% 증가했다. 이번 분석 대상은 매출액 규모 500대 중 2021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2020년과 비교 가능한 기업이라고 리더스인덱스 쪽은 밝혔다.
업종별로는 은행, 조선기계, 통신, 유통 분야에서 직원 수가 크게 줄었고, 정보기술(IT), 게임 서비스, 석유화학, 제약바이오에선 정규직·기간제·임원 모두 고르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규모 명퇴를 실시한 은행권의 고용 감소가 가장 심했다. 전년 대비 2536명(2.8%) 줄어 21개 업종 중 강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 은행 10곳 중 직원 수가 증가한 곳은 기업은행과 하나은행 2곳, 정규직을 늘린 곳은 기업은행뿐이었다.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정규직을 755명 줄인 반면, 기간제는 184명 늘렸다.
지난해 수주 목표를 채운 조선업종에서도 고용은 뒷걸음쳤다. 현대중공업이 612명(4.6%), 대우조선해양이 637명(6.75%), 삼성중공업이 607명(6.14%) 감소해 조선 3사에서 1856명이 떠났다. 2년간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의 고용인원도 크게 줄었다. 롯데쇼핑은 2020년 2만2791명에서 지난해 2만1042명으로 1749명(7.7%) 이나 줄었다.
고용인원을 가장 많이 늘린 업종은 정보기술·전기전자 업종으로 분석됐다. 26개 기업의 고용 인원은 2020년 말 27만783명에서 작년 말 27만9387명으로 8604명(3.18%) 증가했다. 증가 인원의 절반 가까이는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고용인원은 2020년 말 10만9490명에서 작년 말 11만3485명으로 3995명(3.7%) 늘었다. 그 외 고용인원을 1천명 이상 늘린 기업은 엘지(LG)에너지솔루션(2040명), 엘지디스플레이(1722명), 엘지이노텍(1588명), 현대오토에버(1410명), 엘지화학(1403명), 한화솔루션(1173명), 에스케이(SK)하이닉스(1127명), 삼성바이오로직스(1073명) 등 9개사였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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