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신입 직원 선발 방식을 정기 공채에서 수시 채용으로 바꾼 건 이미 대세를 이뤘고, 점점 더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채용 과정에서 언택트(비대면) 방식을 도입하는 사례도 대폭 증가하고 있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맡겨 주요 기업들의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해 5일 내놓은 결과를 보면, 올해 대졸 신규채용에서 수시 채용을 활용한 기업 비중은 63.6%로 나타났다. 작년 조사 때(52.5%)에 견줘 11.1%포인트 높아졌다고 한경연은 밝혔다.
‘수시 채용만 진행한다’는 기업이 24.0%였고, ‘공채와 수시 채용을 병행한다’는 기업은 39.6%였다. 정기 공채만 진행하는 기업은 36.4%에 그쳤다. 매출액 순위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7~8월에 걸쳐 이메일을 통해 이뤄진 이번 조사에는 121개사가 응답했다고 한경연은 밝혔다.
하반기 채용시장 변화 흐름으로 ‘언택트 채용 도입 증가’(24.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경력직 채용 강화’ 22.5%, ‘수시 채용 비중 증가’ 20.3%,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 인재채용 증가’ 9.4%, ‘인공지능(AI) 활용 신규채용 증가’ 8.7%, ‘블라인드 채용 확산 등 공정성 강화’ 7.2%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대졸 신규 채용에서 언택트 채용을 활용했거나 활용을 고려 중인 기업 비중은 71.1%로 작년(54.2%)에 견줘 16.9%포인트 높아졌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떠오르면서 관련 인재를 채용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하반기 이에스지 관련 인재를 채용할 계획을 갖고 있는 기업은 25.6%로, 이 조사를 시작한 상반기(14.5%)보다 11.1%포인트 늘었다.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 비중은 32.2%로 나타났다. 이 중 ‘작년보다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53.8%, ‘작년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35.9%, ‘작년보다 줄이겠다’는 기업은 10.3%로 조사됐다.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했다’는 기업이 54.5%, 신규채용 ‘0’인 기업은 13.3%였다.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1명도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이 10곳 중 7곳 꼴(67.8%)인 셈이다.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답한 이유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악화’ 32.4%, ‘고용 경직성으로 인한 기존 인력 구조조정 어려움’ 14.7%,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 11.8%, 기타 32.3%였다. 기타 의견 중에선 ‘기업 내 수요부족’(90.9%)이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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