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서울·런던서 동시에…20대80비중 공모
‘유통 황제주’ 용틀임…할인점·국외 진출 박차
‘유통 황제주’ 용틀임…할인점·국외 진출 박차
다음달 서울·런던 증시 동시 상장을 추진 중인 롯데쇼핑이 주식공모로 모두 2조9천억~3조6천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조달한다. 롯데쇼핑이 이 자금으로 롯데마트 신규 점포를 대거 늘리고, 러시아·베트남·중국 등 해외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등 사업영역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어서 유통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13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유가증권보고서를 통해 857만1429주를 주당 34만~43만원에 공모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와 국외 비중은 2 대 8로, 각각 171만4286주와 685만7143주를 공모하게 된다. 국내 공모 금액만 최소 5800억원으로, 지난해 유가증권시장(4500억원)과 코스닥시장(500억원)의 공모총액을 넘어서는 엄청난 규모다. 롯데쇼핑은 31일 청약 공고를 낸 뒤 다음달 1~3일 청약을 받아 2월 중순 서울·런던 동시상장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할인점·글로벌 사업 강화 박차=롯데쇼핑이 상장으로 확보 가능한 자금은 국내 5828억~7371억원, 국외 2조3314억~2조9485억원이다. 일단 5800억원의 국내 공모자금 대부분은 올해 롯데마트 12개 신규 점포 개설에 투입한다는 게 롯데의 계획이다. 하지만 2조~3조원이 국외에서 추가로 조달될 예정이라 더 공격적인 투자 행보가 예상된다. 주목되는 것은 할인점과 글로벌사업 강화다. 롯데쇼핑은 현재 전국 42개인 롯데마트 점포를 2010년까지 100개점으로 늘린다는 목표 아래 모두 37곳의 터를 확보했다. 롯데마트는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이은 3위 업체로, 할인점을 향후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인수·합병 시장에선 ‘롯데마트+까르푸’ 시나리오가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의 유통담당 홍성수 애널리스트는 “백화점 과점화가 심화되듯 할인점 5대 업체도 모두 가기는 어렵다”며 “구조조정 차원에서도 인수합병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올 12월 개장 예정인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을 비롯한 러시아 사업 확대도 중요한 투자처로 거론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모스크바 시내 말고도 외곽의 쇼핑위락 단지 등 투자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이밖에 중국, 베트남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유통 귀족주 탄생=이번 공모로 롯데쇼핑의 발행주식 수는 기존 2천만주를 포함해 모두 2857만1429주로 늘어난다. 또 희망 공모가를 기준으로 본 시가총액 범위는 9조7142억∼12조2857억원으로, 신세계의 시가총액(약 8조6천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상장사 시가총액 순위로는 12~14위다. 증권가는 신세계 주식이 45만원대인 만큼 공모 희망가 34만~43만원이 무리는 아니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롯데쇼핑 주는 신세계 주와 비슷하게 움직일텐데 유통주가 현재 저평가돼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상장 이후를 다소 조심스레 전망했다. 그는 다만 “시가총액을 감안할 때 기관투자가들이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킬 종목이고 내수가 회복 추세라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장 뒤 최대주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의 지분은 기존 21.9%에서 14.83%로 줄어드는 등 신 부회장과 특수관계자 전체 지분은 100%에서 70%로 축소된다. 하지만 신 부회장 주식의 시가평가액은 1조4407억∼1조8221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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