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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삼성전자 기대 미달 실적…시장 영향은?

등록 2006-01-13 15:14

시장의 기대치에 크게 미달하는 삼성전자의 작년 4.4분기 실적이 13일 공개됐다. 그러나 증시 관계자들은 향후 증시 향배의 가늠자 노릇을 할 것으로 여겨졌던 삼성전자의 실적이 '기대 이하'에 머물렀지만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우려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해 들어 상향 추세를 거듭하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기존 예상치에도 미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회성 특별비용 반영이 수치상 부진요인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과거지사'인 4분기 실적보다는 올해 정보기술(IT)시장의 전망이 주가를 움직이는 힘이 더 크기 때문이다.

◆ "기대에는 못미쳤다. 그러나.." =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규모는 2조1천400억원으로 2조4천억원 안팎까지 상승한 컨센서스에 미달했다.

그러나 증권가의 기술주 분석가들 중 삼성전자에 대해 뚜렷하게 부정적 평가를 내리는 견해는 드물다. 기대에 못미쳤지만 개선추세는 분명히 관찰되고 있고 삼성전자의 실적을 좌우할 주요 IT제품가의 움직임이 현재 부정적이지 않다는 점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전날 LG필립스LCD가 4분기에 3천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호조를 보였지만 올해 실적전망이 부정적으로 제시되면서 주가가 급락, 3만원대로 밀려난 것과는 정반대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애널리스트는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한 것은 이번 분기에 스톡옵션 비용이 계상됐기 때문이나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신영증권 심효섭 애널리스트는 "D램가가 반등하는 상황이고 작년 4분기가 저점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어 시장에 부정적이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외관상 수치와 달리,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전망 역시 긍정적 관측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대우증권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올해 1.4분기는 반도체는 물론 휴대전화부문 실적 개선으로 영업이익이 2조6천억원 가량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가는 하반기에 본격 상승이 예상되지만 상반기에도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꾸준히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을 2조5천800억원선으로 추정한 굿모닝신한증권 송명섭 애널리스트도 "1분기에는 낸드 플래시와 휴대전화의 호조로 연이은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환율 하락으로 부분조정은 있어도 상승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애널리스트들의 이런 관점을 뒷받침하듯, 이날 개장 직후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우려로 장중 67만원선마저 무너졌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삼성전자측의 낙관적 올해 경영전망과 자사주 매입방침 등에 힘입어 1.46% 상승세로 돌아서며 69만4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 시장 안팎여건도 충격 흡수전망 = 삼성전자의 실적은 단순히 1개 종목이나 IT업종의 주가 향배를 결정할 뿐 아니라 시장 전체의 흐름을 뒤바꿔 놓을 수 있는 대형 재료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부진한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전반에 당장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증시 투자전략가들도 IT업종 분석가들과 같은 입장이다.

주식형 펀드 30조원 돌파가 보여주는 탄탄한 수급과 최소한 작년보다는 확실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전망 등 증시를 둘러싼 안팎의 환경을 분석해보면 일시적 비용으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삼성전자의 실적이 시장 전반에 대한 시각을 악화시킬 근거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박석현 수석연구원은 "문제는 작년 4분기가 아니라 올해 1.4분기 실적전망이며 이 전망이 시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경기모멘텀 등을 고려할 때 시장에 부정적 시각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위원도 "숫자만 놓고보면 다소 부정적인 게 사실이지만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직전 주가 약세가 이를 모두 반영했다고 본다"며 "일회성 비용으로 악화된 삼성전자의 실적에 시장의 흐름이 급격하게 반전될 정도는 아니며 이는 시장의 인내범위 안에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전 장중 1,390선마저 무너졌던 코스피지수도 13.70포인트 오른 1,416.28을 기록하며 종가기준 최고치로 올라섰다. (서울=연합뉴스) 증권부

■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

삼성전자 IR팀장인 주우식 전무는 2006년 해외법인까지 포함한 삼성전자의 매출 목표는 83조원이라며 휴대폰, LCD 부문 등 모든 부문에 걸친 긍정적인 시장 전망을 내놓았다.

주 전무는 13일 태평로 삼성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매출은 본사기준으로는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63조6천억원"이라며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작년 4.4분기 영업이익과 관련, "본사 기준으로는 2조1천400억원에 그쳤지만 해외법인 실적과 충당금 설정액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2조8천억원"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시장에서는 작년 4.4분기 영업이익이 기대 이하라고 하는데.

▲영업이익이 2조1천억대 이지만 실제로는 2조7천∼2조8천억대의 활발한 영업을 시현했다. 휴대폰, LCD 등 4개부문 모두 예외없이 좋았지만 디지털미디어 부문이 해외생산,판매가 90%를 넘어 본사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 이를 반영하면 영업외이익이 5천억원이나 된다.일종의 `회계착시'이다. 스톡옵션 폐지에 따른 충당금 설정도 영업이익이 낮아진 요인이다.

-- 충당금 설정액은 얼마인가.

▲지난해말 1천300억원을 충당금으로 설정했다. 원래 분기별로 설정해야 하는데 연말에 결정되는 바람에 한꺼번에 설정하게 됐다. 올해부터는 분기별로 설정할 예정이다.

-- 올 1.4분기 시장 전망은.

▲ 1분기는 원래 계절적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데 그렇다고 현재의 모멘텀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는 낸드플래시는 물론 그래픽D램 등 D램도 좋고, LCD는 TV용이 아주 좋은데 모니터 수요가 조금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대형 모니터와 와이드 노트북 패널 수요가 많아 2분기부터는 괜찮아질 것으로 본다. 휴대폰은 수많은 `히트상품'을 보유하고 있어 아주 좋다. 디지털가전은 구조조정을 열심히 해서 이익률을 높여 나가야 한다.

전 부문에 걸쳐 하반기부터는 엄청나게 좋을 것으로 본다.

-- 낸드플래시 가격이 17% 내렸는데 영향은 없나.

▲낸드플래시 가격 인하는 시장을 늘리기 위해서 우리가 4기가 제품 위주로 다운시킨 것이다. 2기가 제품은 원가는 다운되고 있지만 수요가 견조해 가격이 안정됐다. 그래서 낸드플래시의 이익률이 40%대로 올라갔다.

올해는 70나노 공정 적용을 가속하고 적층칩(MLC)을 50% 수준까지 늘려 고마진율을 계속 유지해나가겠다.

-- 올 연말 현금보유액 규모는.

▲작년말 현재 7조원 가량이며, 연말에는 10조원이 될 것이다.

-- 올해 설비투자를 작년대비 1조원 가량 줄이는 이유는.

▲ 전체 규모를 관리하면서 설비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주주가치 증대에도 노력하기 위해 최소 2조원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 환율 하락에 대한 영향은.

▲현재 거시적인 모멘텀이나 IT산업의 사이클로 봤을 때 리스크 포인트가 거의 없다. 제일 큰 리스크 요인이 환율이다. 그러나 초과수요로 완충할 수 있다. 아울러 유럽수출 비중을 높이고 판매와 구매 통화를 일치시키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는 900원대 중반가격으로 준비했기 때문에 충분히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올해 투자금에 LCD 8세대 공장 투자가 포함돼 있느냐.

▲ 아니다. 8세대에 대한 연구과제 검토는 끝났다. 시황을 주시하고 있다.

-- 올해 영업이익률 목표는.

▲ 수익률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설비투자를 작년보다 조금 줄이는데도 현금이 3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은 그만큼 수익률이 높아갈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겠는가?

-- 소니에 대한 낸드플래시 공급계약 물량은.

▲노 코멘트. 협상은 잘 하고 있다.

-- 도시바가 `원낸드'를 생산키로 했는가.

▲도시바에서는 `원낸드'를 만들 계획은 없다.

--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은 연내 가능한가?

▲현재 검토중이고 시기문제만 남았다.

강영두 기자 k0279@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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