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불똥’ 이틀째 가격제한폭 추락
거품 빠지던 ‘2000년 악몽’ 재현 우려
증자등 찬물…1년새 주가 3.6배 올라
코스닥시장에서 줄기세포와 바이오관련 종목 대부분이 이틀째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하는 등 황우석 쇼크의 후폭풍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000년 초 아이티(IT)벤처 붐 당시 몇백%씩 급등했던 바이오 테마주가 몇달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김세중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9일 “코스닥시장의 바이오 테마주는 지난해 10월 강세를 보인 이후 지금까지 실적과 관계없이 1년 이상 상승추세를 유지해 왔다”며 “지난 5월 황 교수 논문발표 이후 국가적 차원의 바이오 강국비전 제시와 정책적 지원으로 투자자 기대가 너무 확장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10월에 비해 104% 상승한 데 반해 바이오 테마주 46개 종목의 평균 주가는 361%나 급등했다”며, 지난 2000년 바이오 테마주가 큰 시세를 냈지만 실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테마주 명맥이 소실된 경우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다른 증권 전문가들도 황우석 쇼크로 시가총액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최대 6조원, 코스닥시장에서 약 2조3천억원이 한순간에 날라간 점을 들어 이런 우려에 동조하고 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황우석 쇼크가 결론이 난 상태가 아니고, 언제든지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여러 상황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봐야 할 상황”이라며 “굳이 매매에 참여하겠다면 당분간 줄기세포나 바이오 관련주보다는 이들과 연관성이 없는 바이오주들로 국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유상증자 공모를 신고한 성체줄기세포 관련 연구업체인 이노셀은 20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 실권주를 주당 7450원에 일반공모해 149억원을 조달할 방침이었으나, 현 시점에서 유상증자 분위기가 어렵다는 점을 들어 공모를 유보하고 외자유치 쪽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또 오는 29일 상장예정인 바이로메드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황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와 자신들이 개발하고 있는 유전자 치료제와는 전혀 관련성이 없다고 강조하는 등 대부분의 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자구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있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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